호텔셰프가 차려주는 아침 고급 아파트선 밥 안 한다는데
호텔셰프가 차려주는 아침 고급 아파트선 밥 안 한다는데
신축·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호텔식 조·중·석식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가격은 보통 한 끼에 1만원 이하로 물가 대비 크게 비싸지 않은 편인데 영양사가 균형 있는 식단을 짜고 요리사가 음식을 만든다.
최근에는 재건축·재개발 수주의 주요 전략 중 하나로도 자리 잡는 분위기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입주가 이뤄진 ‘브라이튼 여의도’는 여의도 최초로 거주민 대상 호텔 조·중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식사비는 한 끼에 9000원이다. 커뮤니티 시설을 호텔 라운지 콘셉트로 꾸미고 일반적인 케이터링이 아닌 요리사가 현장에서 조리하는 방식을 통해 보다 양질의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청량리 롯데캐슬 SKY-L65’는 곧 조식과 중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아침은 브런치와 한식이 기본이고, 점심의 경우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들을 위한 키즈식을 내놓는다.
식사 후에는 과일을 깎아 현관까지 배달해 주는 서비스도 마련할 예정이다.
‘파크타워는’ 최근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주말 한정 조식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기로 의결했다.
개포지역에서 가장 먼저 아침밥 서비스를 개시한 ‘개포래미안블레스티지’의 식사비는 입주민 기준 한 끼에 1만원이다.
입주민 카드를 찍으면 관리비에 합산되는 방식이다. ‘디에이치자이개포’와 ‘개포래미안포레스트’에서도 조식을 먹을 수 있다.
‘개포자이 프레지던스’는 아예 하루 세끼를 모두 제공 중이다. 곧 무순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인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도 조·중·석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신반포15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원펜타스’는 입주민들이 건강식과 저염식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특화 메뉴를 제공할 계획이다.
노량진1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해 9월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에서 조합원 식당 조성을 입찰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원활한 서비스 운영이 어려워 배달을 선택한 단지도 있다. ‘고덕그라시움’의 입주민들은 새벽에 국 1가지와 반찬 3가지를 받고 있다.
가정에서는 밥과 김치만 준비하면 된다. 가격은 한 끼에 7000원 수준이다.
식사 서비스 수요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도 번지고 있다. 인천지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도 호텔식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식음을 책임진다.
천안지역의 주상복합 ‘펜타포트’는 지난 2020년 1월부터 입주민을 대상으로 조·중·석식을 제공하고 있다.
포항지역에서 최근 청약 신청을 받은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공원’이 호텔급 조·중식 서비스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했다.
아파트 식사 서비스는 지난 2017년 ‘트리마제’가 처음 도입했다.
이후 ‘아크로리버파크’, ‘용산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 ‘래미안 리더스원’, ‘한남더힐’, ‘반포리체’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단지들이 그 뒤를 따랐다.
식사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는 이유로 1·2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면서 식사 준비가 부담스러워진 현실이 꼽힌다.
물가가 나날이 치솟고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번거로운 상황에서, 아워홈·신세계푸드·CJ프레시웨이 등 대기업 급식회사의 주도로 수준 높은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식사가 제공되는 곳은 프리미엄 아파트라는 인식도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주택업계 일각에서는 식사 인원이 고정적이지 않고 식사 품질에 대한 민원이 유난히 많이 제기돼 관리가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단 조리 공간과 식사 공간이 완비돼야 하고 전문인력 배치도 이뤄져야 한다. 관리비 상승을 자극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경기지역 한 주상복합아파트는 식당을 상가로 전환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단지 내 식사 제공은 생활 편의를 체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서비스 중 하나지만 대단지에만 유리한 구조”라며
“이용률이 떨어지면 급식업체에 문제가 생기고, 최소 식사권 수량이 관리비에 반영돼 식사 서비스 이용을 하지 않는 가구를 중심으로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