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심부에 베르사유 궁전 뜬다?
한국 중심부에 베르사유 궁전 뜬다?
상가 1칸 쪼개서 아파트 123채로 앞으론 ‘꼼수 입주권’ 못받는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 노후 단지들이 ‘디자인 고급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압구정 신현대아파트는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을 모티프로 재건축 단지를 설계한다.
바로 옆 구현대아파트는 재건축 설계를 총괄할 책임자로 유현준 홍익대 교수를 영입하기로 했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은 지난 24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재건축 설계를 DA건축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재건축 설계업체를 선정하는 투표를 진행한 결과 DA건축이 1483표 가운데 675표를 받아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다음으로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삼우)가 609표, 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ANU)가 179표, 무효표가 20표 순이었다.
압구정2구역에는 신현대아파트로 불리는 현대 9·11·12차가 속해있다. 기존 1924가구를 약 2700가구로 새로 짓는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이다.
해당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DA건축, 삼우, ANU는 지난 1일부터 3주 동안 치열한 홍보전을 벌였다.
3개 업체 모두 세계적인 디자인·설계·조경업체와 손잡아 관심을 모았다.
1위를 차지한 DA건축은 압구정2구역 재건축 설계도를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와 함께 만들었다.
페로 건축가는 프랑스 국립도서관, 독일 베를린올림픽 벨로드롬 등에 대한 설계를 맡은 것으로 유명하다.
제3회 서울 도시건축 비엔날레 총감독이기도 했다.
DA건축은 “압구정2구역 디자인 테마를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차용했다”고 밝혔다. 단지 중앙에 한강과 연결되는 대형 공원을 배치한 게 특징이다.
공원을 축구장 16개를 합친 약 3만 6000평 규모로 설계했다. 아파트 6개동이 공원을 ‘ㄷ’자 형태로 감싸는 구조다.
모든 가구가 한강을 조망할 수 있도록 만들기도 했다. 압구정2구역 조합 관계자는 “한강과 공원을 연결하기 위해 단지 중앙부를 과감하게 비워놨다.
큰 정원을 품고 있는 디자인이 참신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근 압구정3구역에서도 재건축 설계 수주전이 한창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3구역 재건축 조합은 최근 대의원회의를 열고 유현준 홍익대 교수(유현준건축사사무소 대표)를 ‘총괄 설계관리자’로 영입하기로 했다.
대의원회의에서 유 교수를 총괄설계관리자 위촉하는 안건이 압도적 찬성률로 가결되면서 유 교수가 압구정3구역 총괄 설계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유 교수를 영입한 것은 그만큼 ‘최고급 단지’에 대한 의지가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압구정3구역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대한민국 최고 부촌인만큼 디자인과 소재 모두 최고급으로 재건축을 해야한다는 주민들 목소리가 강하다”며 단순한 재건축이 아니라
강남을 대표하는 단지로써 향후 관광자원으로도 쓰일 수 있는 만큼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보다 전문가에게 권한을 주는 것이 더 좋은 설계안이 나올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압구정3구역은 내달 1일부터 15일까지 재건축 설계 홍보전시관을 운영한다.
조합에 따르면 최근 진행한 국제현상 설계공모에서 희림종합건축사무소 컨소시엄(이하 희림)과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이하 해안)이 신청을 하면서 설계 공모전은 희림과 해안 2파전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희림은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와 네덜란드의 유엔스튜디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희림 관계자는 ”한강변에 위치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관심이 높은 재건축 단지인만큼 주민들 의견을 수렴해 최고급 단지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스튜디오가 압구정 재건축 단지 인근에 위치한 갤러리아 리모델링 설계를 총괄한만큼 주민들에게 더욱 익숙할 것이라는게 희림의 분석이다.
해안은 에이치 아키텍처(H Architectur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계 수주에 나선다.
압구정4구역도 건원·삼하·SMDP 컨소시엄 정림·JERDE 컨소시엄 DA건축·가람·캘리슨RTKL
컨소시엄 희림 토문·PLP아키텍처 컨소시엄 등이 수주전을 펼치는 상황이다.
오는 8월 7일부터 재건축 설계 홍보전시관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