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낙폭 커진 인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인천 지역의 집값 하락세가 특히 심상치 않다.
인천은 수도권의 마지막 내 집 마련 기회로 여겨지며 지난해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들이 대거 진입한 지역이다.
하지만 올 들어 집값이 수억원씩 떨어지며 깡통전세, 미분양, 입주폭탄 등 ‘3중 공포’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1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1~9월 누적 기준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2.46%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0.14%) 보다도 하락폭이 큰데다, 전국적으로는 세종(-2.95%)에 이어 두번째로 낙폭이 컸다.
대구(-1.7%) 보다도 큰 폭으로 떨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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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대구는 지난해부터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들어 인천의 하락세는 특히 두드러진다.
인천은 지난해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곳 중 하나다. 부동산R114 집계 기준 지난해에만 11%가 상승했다.
1~9월로 좁히면 8.99%가 올랐다. 1년 만에 상황이 180도 바뀐 것이다.
인천은 지난해 12월까지도 0.19%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올 1월 -0.02%로 떨어지더니 9개월 연속 마이너스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실거래가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연수구 송도동의 ‘더샵마리나베이’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6억5000만원에 팔렸다.
지난 4월 같은 평형이 11억4000만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4개월 만에 5억원이 떨어진 것이다.
인근 힐스테이트레이크송도 전용 84㎡ 역시 9개월 만에 3억8000만원이 떨어진 7억5000만원에 지난달 말 거래됐다.
올 들어 인천 지역의 집값이 확 꺾인 것은 단기 가격급등 부담감에 매매를 찾는 이들은
줄어든 반면, 입주물량 증가 등에 따른 공급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집값 낙폭 커진 인천
또한 지난해 집값 상승의 이유 중 하나였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개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
실망 매물까지 쏟아지면서 집값 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인천 지역의 올해 입주예정 아파트는 4만2605가구로, 1년 전(1만9366가구) 대비 120% 증가했다.
문제는 내년에도 입주물량이 줄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입주예정 아파트는 4만2113가구로 올해와 유사한 수준을 이어가는 것으로 집계됐다.
집값 하락에 입주물량 폭탄까지 더해지며 깡통전세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인천 지역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은 지난달 말 기준 62.79%로 집계되는데, 이는 수도권 평균 54.8%를 웃돈다.
특히 전세가율이 80%를 초과해 깡통전세 우려가 큰 아파트 가구만 3만여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 지역 표본 가구수의 6% 수준으로, 서울과 경기 보다도 높다.
분양시장도 동반 침체되며 미분양 주택도 증가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인천 지역의 미분양 주택은 544가구로, 1년 전(341가구) 보다 59% 가량 증가했다.
이 중 건물이 다 지어진 후에도 분양이 안 돼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같은 기간 67가구에서 252가구로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