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우리가 먼저 분당아파트 조합보다 신탁
재건축 우리가 먼저 분당아파트 조합보다 신탁
오는 25일 1기 신도시(분당, 일산, 평촌, 중동, 산본) 선도지구 공모지침 발표를 앞두고 아파트 단지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이들 단지는 통합재건축에 대비해 사업 추진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받는 신탁 방식을 선호해 눈길을 끈다.
신탁 방식은 주민들이 직접 조합을 꾸려 사업을 추진하는 대신 부동산신탁사를 통해 진행하는 것으로, 신탁사가 사업비 조달부터 분양까지 전 과정을 도맡는다.
14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분당신도시에서 신탁 재건축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단지는 10여 개에 달한다.
일산, 평촌 등 다른 1기 신도시도 분당의 움직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솔마을 1·2·3단지 통합재건축준비위원회는 지난달 주민투표를 거쳐 한국토지신탁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까치마을1·2단지와 하얀마을5단지 통합재건축준비위원회도 교보자산신탁과 정비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최근 분당에선 신탁 방식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서현동 시범단지 아파트들(삼성한신·한양·우성·현대)은 최근 예비 신탁사를 입찰 방식을 통해 선정하겠다고 결정했다.
아름마을 5·6단지와 샛별마을은 신탁사 선정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연다.
이 밖에 양지마을 등도 신탁 재건축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당신도시 아파트 단지들이 신탁 방식을 선택하는 이유는 1기 신도시 재건축이 지닌 특징 때문이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은 여러 아파트 단지를 한데 묶어 진행하는 ‘통합재건축’으로 추진된다.
재건축과 함께 기반시설을 조성하고 공사비를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정부도 통합재건축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통합재건축은 다른 단지 주민들끼리 의견을 모으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신탁 방식은 조합을 결성하는 것보다 잡음을 줄일 수 있어 물리적으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한 분당 통합재건축 추진 단지 관계자는 “규모가 커질수록 주민들 화합이 깨질 수 있어 전문성을 갖춘 신탁사를 끼는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유로 일산이나 평촌 등 다른 1기 신도시도 신탁 방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평촌 목련마을 두산 6단지와 우성 7단지도 사업설명회에 KB부동산신탁을 초청하기도 했다.
선도지구 선정을 두고 경쟁 단지들 간 눈치 싸움도 치열하다.
1기 신도시에서도 재건축이 가장 먼저 추진되는 곳으로 선정 때는 인허가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분당의 경우 8000~1만2000가구가량을 선도지구로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 재건축을 추진하는 지역이 한 곳당 1000~4000가구임을 감안하면 분당에서만 최대 4~5곳이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토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참고할 표준 평가 방식을 제시하며 ‘주민 동의 여부’에 가장 큰 비중(60%)을 부여했다.
주민 동의 여부가 거의 절대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통합재건축 규모가 너무 커지면 동의율 확보에 불리해 통합이 쪼개지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분당구 서현동 시범단지는 4곳(삼성한신·한양·우성·현대)이 통합재건축을 추진하다 최근엔 삼성한신·한양과 우성·현대 두 개로 분리해 재건축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