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앞두고 날벼락 순살 아파트 보강공사 통지에 입주민 당혹
입주 앞두고 날벼락 순살 아파트 보강공사 통지에 입주민 당혹
지어봤자 돈만 날릴 판 건설사들 올스톱 새집 안 보인다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들떠 있던 입주 예정자들이 정부 발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입주 아파트가 지하주차장 보강 철근이 누락된 일명 ‘순살 아파트’로 판명과 함께 긴급 보강공사 추진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임대아파트 관련 정보를 나누는 온라인 카페에는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을 인천 가정2 행복주택 입주예정자라고 소개한 후 하루 전인 지난달 1일
국토교통부가 인천 가정 2단지를 철근 누락 단지 15곳 중 하나로 공개했다며 글을 써내려 갔다.
그는 국토부 보도자료에 있던 도표를 첨부한 뒤 ‘인천 가정2 A1’ 항목에 ‘공사기간 8.20’이라고 적힌 부분을 지목하며
“보강공사 한다는 이야기 같은데 입주가 얼마나 밀린다는 건지. 보강공사가 8월 20일 하루 하고 끝나는 게 아닌 것 맞느냐.
전세 퇴거 시기랑 다 맞춰놨는데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같은 카페 게시글에서 ‘철근누락 아파트 당첨자’라고 밝힌 B씨의 사연도 많은 누리꾼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B씨는 “다른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는데 전세가 왜 이리 없을까.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현재 철근 누락 아파트에 1년 동안 살고 있다는 C씨는 “내년 중 이사갈까 했는데 ‘무조건’이 되어버렸다”며 “무서워서 살겠나”라고 썼다.
C씨와 마찬가지로 이런 아파트에 입주해 살고 있다는 D씨는 “공사하는 동안 지하주차장에 있는 차들도 이동하라고 할 텐데
차는 어디다 빼놓으라는 거냐”면서 “킹받는다(열 받는다)”라고 했다.
지난해 1448가구 수준의 대규모 입주가 진행된 경기 파주시 ‘초롱꽃마을 3단지(파주 운정 A34)’ 주민들의 항의글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이곳 입주예정자로 추정되는 E씨는 ‘운정 초롱꽃마을 3단지 카페’에 “부실공사로 인한 혜택이나 다른
임대아파트로 이주 시킬 실제적인 방안 혹은 보강에 대한 자세한 피드백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저처럼 곧 들어갈 사람들도 당장
다른 곳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나 대비책이 없는 상황인데 후속 조치에 대한 답변을 받을 수 있음 좋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운정 부동산 정보 공유 카페에는 ‘뼈로 시켰는데 순살을 서비스로 준 셈’, ‘다른 데에 비해
적당히 빼먹은 걸 감사해야 하는 건가’ 등의 조롱 섞인 반응도 달리고 있다.
이미 보강작업도 끝나고 입주도 시작됐지만 선뜻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수서역세권 A3(입주중)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서는 “좀 더 강하게 어필해서 증거자료나 사진이라도 확인해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면서
“안전이 제일 우선시돼야 하는 만큼 안전하다는 구두상 답변은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해당 철근 누락이
당장 안전에 위험을 끼칠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원희룡 장관은 “이번에 문제가 된 LH아파트는 무량판을 적용한 지하주차장의 기둥 부위에 해당되고,
지하주차장 상부에 건물이 없어 주거 부분에 대한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면서 “이번 보수 보강
역시 콘크리트 학회의 보강방법에 관한 자문을 거친 것으로, 이를 통해 안전을 철저히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토부가 전수조사에 나선 민간아파트 293개 단지 중 일부는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전성에 대한 입주민들의 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