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전자상가 AI 거점된다 용적률 1000%이상 허용
용산전자상가 AI 거점된다 용적률 1000%이상 허용
서울 용산전자상가 일대를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 산업 중심지’로 개발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안이 공개됐다.
낡은 상가군을 11개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눠 용지별 복합개발을 유도한다.
특히 국제업무지구로 바뀔 예정인 용산정비창 일대와 가까운 구역은 용적률을 1000% 이상 높게 허용해 개발 유인을 높인다.
17일 용산구청은 ‘용산전자상가 일대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에 대한 열람공고를 실시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에 있는 대상지는 총 14만8844㎡ 규모다.
앞서 서울시는 작년 6월 이곳을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연계 개발해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른바 ‘용산 메타밸리’ 구상이다.
이날 변경안에는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담겼다.
먼저 용산전자상가 일대를 11개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눴다.
용지별로 복합개발이 가능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모든 구역에는 ‘새로 짓는 건물 공간의 30% 이상을 신산업 용도로 써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신산업 용도는 ICT, 소프트웨어, 디지털, 연구개발 등으로 제시했다.
만약 건물 면적이 1000㎡라면 이 중 300㎡ 이상은 반드시 이 업종과 관련된 시설로 써야 한다.
개방형 녹지도 20% 이상 확보하도록 했다.
용산전자상가와 용산국제업무지구, 용산역 일대 녹지 비율을 절반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게 서울시 구상이기 때문이다.
공공보행통로도 조성한다. ‘용산전자상가~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역’으로 이어지는 통로다.
공공보행통로는 지상뿐만 아니라 공중에도 조성한다. 용산전자상가의 국제업무지구 지원시설로서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다.
개발 뒤 들어선 초고층 건물 간 이동을 공중 통로로 편하게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공공기여를 이같이 받는 대신 용적률과 높이 규제는 대폭 풀어줬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와 바로 맞닿아 있는 전자랜드 본관과 별관(특별계획1·2구역), 원효상가(특별계획3구역)가 수혜지로 꼽힌다.
최대 용적률이 ‘법적 상한 2배 이하’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일반상업지역은 상한 용적률이 800%다. 이를 고려하면 용적률은 이론상 최대 1600%까지 가능하다.
물론 높이 규제가 100~120m 안팎으로 정해져 용적률 1600%를 적용받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용산구 관계자는 “용적률 1000% 이상 건축은 충분히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파로 남측에 있는 전자랜드와 나진상가 12·13동(특별계획5구역)·15동(특별계획7구역)·19·20동(특별계획10구역), 농협(특별계획9구역),
선인상가(특별계획11구역)는 최고 높이가 120m 안팎으로 정해졌다. 청파로 북측에 있는 나머지 구역은 최고 높이가 100m 안팎으로 제시됐다.
다만 혁신적인 디자인을 도입하거나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받으면 높이 규제는 심의 과정에서 소폭 완화될 수 있다.
직주혼합을 실현하는 미래형 도심 주거지역으로 조성하기 위해 주거용 건축은 용적률의 50% 이하로 허용한다.
조성되는 주택 중 일부는 ‘창업지원주택’으로 특별공급한다.
용산전자상가 일대에 자리 잡는 신생기업이나 벤처기업 직장인이 우선 거주할 수 있도록 검토한다.
이를 위해 전체 주거용 면적의 20%는 전용 60㎡ 이하 소형주택으로 설계하도록 했다.
개발 청사진이 나온 만큼 전자상가 일대 일부 건물은 새 주인을 찾아 나선다.
나진상가 15·17·18동을 사실상 보유한 부동산 개발업체 네오밸류는 해당 자산에 대한 매매 협상에 나선다.
네오밸류 측은 “현재 중동과 홍콩 등 해외 자본 중심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소규모 용지를 보유한 소유자들은 개방형 녹지 규정에 대해 난색을 보였다.
한 사업시행자는 “개방형 녹지를 20% 이상 확보하라는 지침이 11개 구역에 일괄적으로 내려졌다”며 “용지 면적이 작은 구역은 실현이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