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 급락세;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법원 경매시장에서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물건이 나오는 족족 바로 새 주인을 찾던 인천·경기 아파트도 줄줄이 유찰되며 낙찰가율이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재건축 추진 단지 물건마저 응찰자들에게 외면받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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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법원경매 전문기업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지역 아파트 경매의 평균 낙찰가율은 전달보다 11.1%포인트 떨어진 78%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9월 이후 8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8월(123.9%)보다 45.9%포인트 감소한 셈이다.
경매시장 급락세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로 예컨대 감정가 1억원인 아파트가 7800만원에 낙찰됐다는 의미다.
입찰에 부쳐진 물건 중 낙찰자가 결정된 물건 수의 비율을 의미하는 낙찰률도 크게 떨어졌다.
인천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지난해 6월 84.62%까지 올라가며 사실상 나오는 물건의 대부분이 바로 새 주인을 찾았다.
하지만 주택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며 낙찰률은 지난달 30.5%까지 하락했다. 이는 2004년 4월(28.3%) 이후 18년 4개월 만에 최저치로, 10건 중 3건만이 낙찰된 셈이다.
경기 아파트 역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경기 아파트 낙찰가율은 82.9%로 2014년 1월(82.2%) 이후 8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8월(115.8%)보다 33.6%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이 기간 경기 아파트 낙찰률은 44%로 2019년 8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수도권 아파트 법원경매 시장이 위축된 것은 기준금리 연속 인상과 정부의 전방위적인 대출규제 강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수요자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매수세가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향후 아파트 매매 시장의 전망도 어두워지면서 경매시장에 몰리던 투자 수요도 관망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인기만점’ 재건축 아파트도 줄줄이 유찰
투자 가치가 높아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1기 신도시 재건축 추진 단지 물건마저 응찰자들의 외면을 받는 분위기다.
지난달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경매로 낙찰된 12채 중 10채는 이전에 응찰자가 없어 1회 유찰된 물건이었다.
마찬가지로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도 낙찰된 3건 모두 유찰된 물건이었다.
이처럼 재건축 단지 물건들의 유찰 사례가 속출하는 것은 최근 집값 하락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감정가가 수요자 인식보다 높게 책정됐다는 인식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물건들의 낙찰가율이 낮아진 것은 경매로 나온 아파트 매물의 감정은 통상 경매 개시 6개월~1년 전에 진행되는데 감정이 진행됐던 시기가 집값이 고점을 찍었다는 우려가 나온 지난해였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지난달 16일 정부가 발표한 주택공급 대책에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와 안전진단 등 정비사업 관련해 구체적인 실행안이 미뤄진 것도 재건축 단지 선호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물건도 대출 규제가 동일하게 적용되는 탓에 매수자들이 자금조달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올 들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적용되면서 경매시장도 더욱 둔화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