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내는 은마 재건축 ; 서울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20년 만에 숙원을 풀고 재건축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2017년 정비사업 계획이 정비구역 계획 심의 통과에 실패한 이후 5년 만에 도전에 성공했다.
조합추진위는 이후 조합 설립을 위한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20일 서울시는 전날 ‘제11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경관심의안을 수정 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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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대치동 316번지 일대 은마아파트는 1979년 준공됐으며, 28개 동 4424가구 규모의 대단지 노후아파트다.
이번 심의 통과로 단지는 33개 동, 5778가구(공공주택 678가구)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지지부진했던 정비구역 심의 통과에는 기반시설·교통계획·공공기여 계획 등 정비계획 전반의 수정이 큰 영향을 끼쳤다.
이번 계획에서는 인근에 있는 도곡역, 학여울역 등 역세권 개발계획, 학원가 공원계획,
단지 주차 대수·보차혼용통로계획 등 교통계획이 미흡했던 부분이 보완됐다.
역세권 국제 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우수 디자인을 선정하면서 용적률 인센티브 15%도 적용됐다.
시 관계자는 “정비구역 지정 이후 건축계획 심의에서 수정·보완된 부분에 대해서는 더 면밀히 볼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번 심의 통과로 사업 추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20년 만에 진척 가능성이 열렸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사업추진 단계마다 번번이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2002년 처음으로 안전진단을 신청하며 재건축 사업의 스타트를 끊었지만 3번 연속 떨어졌다.
2010년 3월이 돼서야 4번째 도전 만에 조건부 재건축이 가능한 D등급을 받았다.
정비계획 심의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당시인 2017년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계획으로 제시한 층수는 49층이었는데, 시의 ‘35층 제한 룰’을 훨씬 뛰어넘는 층수였다.
이후 정비계획 심의는 5년간 보류되면서 조합추진위가 설립된 2013년 12월31일
이후로 은마아파트는 어떤 절차도 밟지 못한 상황이었다.
속도내는 은마 재건축
계속되는 브레이크에 은마아파트 주민들 간 내홍을 빚기도 했다.
2018년 비상대책위 격인 ‘은마아파트소유자협의회’는 심의 통과가 여러 차례
좌절되면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피하지 못했다며 당시 추진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은마반상회·은마사랑모임 등 여러 비상대책위 성격의 단체가 나타났다.
비교적 최근까지도 지난해 9월 조합을 설립하지 못한 집행부가 해임되는 등
갈등이 지속됐지만 올 2월 새로운 조합 추진위가 꾸려지며 일단락됐다.
은마아파트 정비안이 서울시 심의 문턱을 통과하면서 향후 강남구 일대 재건축
정비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조합은 전날 심의 통과 소식이 나온
직후 조합원들에게 문자로 이를 전했으며, 조합 설립 절차 돌입을 위해 서면결의서 및 동의서 징구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