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는 다 했는데 상가는 왜 안 채워지나? 대단지의 숨은 고민

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 내 상가가 입주 7개월이 지나도록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로 주목받으며 출발했으나, 상가 입점률이 여전히 50%대에 머물며 ‘반쪽짜리 생활권’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1일 방문한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주요 상업시설인 ‘포레온스테이션5’는 공실 상태가 두드러졌다.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477개 점포로 구성된 이곳은 단지 내 핵심 상권으로 꼽히지만, 각 층마다 빈 점포가 적지 않았다.

특히 접근성이 가장 좋고 임대료가 높은 1층도 입점률이 40%대에 그쳤다.

1층에는 총 155개 점포가 있는데, 이 중 운영 중인 곳은 69개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약 80%가 공인중개사 사무소로 구성돼 있어 주민 생활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업종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른 층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하 1~2층은 입점률이 60%대, 지상 2층은 70%대, 지상 3층은 50%대 수준이었다.

4층은 관리사무소를 제외하면 운영 중인 점포가 전무했다. 단지 전체 상가의 평균 입점률은 약 57%로 나타났다.

관리사무소 측은 “추가 입점 예정 업체들이 있다”면서도 “현재 입점률은 약 50%대”라고 설명했다.

소규모 상가인 ‘포레온스테이션9’ 역시 전체 109개 점포 중 입점률이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입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한 50대 주민은 “단지 안에는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이나 프랜차이즈 빵집은 있지만

또 다른 40대 주민은 “아이들이 다닐 학원이나 저렴한 식당이 부족하다”며 “이 정도 대규모 단지에 제대로 된 생활 편의 시설이 없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상가는 연면적 6만1814㎡(1만8699평)의 넓이에 약 1만2000가구의 고정 수요

그리고 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과의 직결 등을 내세워 ‘백화점급 상업시설’로 기대를 모았으나, 현재 상황은 이와 거리감이 크다.

주요 원인으로는 높은 임대료와 초기 재건축 과정에서 이루어진 ‘상가 쪼개기’가 거론된다.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포레온스테이션5’의 1층 기준 전용면적 19㎡(약 6평)의 임대 조건이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약 300만 원으로 평당 월세는 약 50만 원 수준이다.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입주 초기엔 평당 월세가 60만~70만 원까지 책정됐으나 공실이 길어지며

최근엔 50만 원대로 내려왔다”면서도 “그 이하로 내려가면 임대인의 대출 이자 부담을 감당할 수 없기에 더 이상 하향은 어렵다”고 전했다.

또한 많은 점포가 소형 평형으로 쪼개진 것도 문제다.

재건축 초기부터 상가 쪼개기가 난무하며 전용 약 6평의 점포들이 다수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업종 선택의 폭이 좁아졌으며, 카페·음식점·학원 등 일정 규모를 필요로 하는 업종들은 입점을 꺼리거나 대형 복합몰로 눈을 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