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 안하면 엘리베이터에 공개 요즘 시끄러운 분당
동의 안하면 엘리베이터에 공개 요즘 시끄러운 분당
“아파트 단지마다 1점이라도 더 얻으려 혈안이에요.
유독 분당만 평가 항목이 많아 그렇습니다. 소수점 차이로도 (선도지구) 당락이 갈릴 거예요.”
22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통합재건축 단지 조합 관계자는 주민 동의율을 끌어올리려 백방으로 뛰고 있었다.
그는 “재건축 선도지구가 된다면 가장 빨리 2030년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으니 주민들 성원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23일부터 분당을 비롯해 경기도 고양시 일산과 안양시 평촌, 군포시 산본, 부천시 중동 등 1기 신도시 5곳이 재건축 선도지구 신청을 받는다.
오는 27일까지 5일간 단지 간 통합 재건축을 원하는 토지 소유자 등 조합 대표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공모 신청서와 신청 동의서
대상지 현황과 지방자치단체별 평가 기준에 따른 조합 자체 평가표를 서면으로 직접 제출해야 한다.
각 지자체는 국토교통부가 밝힌 선도지구 표준평가 기준을 토대로 세부 평가 항목을 만든 뒤 100점 만점으로 심사할 계획이다.
100점 중 가장 큰 비중은 역시 주민동의율이다.
이에 각 주택 단지 간 통합재건축을 노리는 이들은 많은 가구 소유주의 동의를 확보하기 위해 막판까지 치열한 물밑 싸움을 펼치고 있다.
평가 기준이 제일 복잡하고 공모 가구 수도 8000가구로 가장 많이 배정된 분당신도시에서 동의율 확보 경쟁은 유독 거세다.
동의율이 50%면 최하 10점이고 95% 이상이면 60점이다. 95% 미만 동의율은 1%포인트당 1.11점씩 차감된다.
일부 단지에선 외국에 나간 집주인과 연락이 닿질 않아 애를 먹고 있다.
조합이 아직 준비위원회 단계여서 관리사무소를 통해 문자로만 동의 여부를 발송해야 한다.
이에 대부분 조합은 27일 접수 마지막날까지 동의율을 끌어올려 최종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분당의 주요 통합 추진 단지 중 가구 수가 가장 많은 수내동 양지마을(한양3·5·6
금호1·6, 청구2단지)은 지난 주말까지 94%를 웃도는 주민동의율을 얻어 만점인 95%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내동 파크타운(서안·롯데·삼익·대림)과 정자동 한솔마을(청구·LG·한일), 까치마을1·2단지·하얀마을5단지 등도 90~93% 동의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이 격화되면서 재건축에 동의하지 않는 가구를 노골적으로 저격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한 조합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안에 전체 층 그림에 동의한 단지만 표시하는 쪽지를 붙인 경우도 있다”며
“동의하지 않는 가구를 공개해 압박하는 수단으로 삼는 셈”이라고 말했다.
동의를 거부하는 집주인 설득에 전전긍긍하는 조합도 많다.
한 조합 관계자는 “대체로 고령 거주자는 이사 자체를 꺼리고 재건축 분담금도 부담스러워 거부하기도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