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산업 흔들 ; 치솟는 금리, 원자재 가격 급등에 부동산 시장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
거래는 실종됐고, 미분양은 늘고 있다. 주택 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의 50%를 넘어서는 국내 건설 산업 기반이 순식간에 흔들리고 있다.
건설사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분양 실패 등의 부담으로 분양승인까지 받아놓은 사업마저 착공을 늦추는 등 투자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건설사들 조기분양 , 하락장에 부담 커지는 민간임대 아파트… 앞다퉈 시행 ]
이런 가운데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하는 ‘미청구공사액’은 증가하면서 재무 부담까지 짊어지는 형편이다.
모든 지표 하락…국내 건설 산업 기반 ‘흔들’= 19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발표한 8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89.9로, 지난달(95.2)보다 5.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4개월 연속 하락이자 국토연구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부동산 소비심리지수는 중개업소와 일반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부동산 시장 상황을 0~200의 숫자로 지수화한 것으로,
95 미만은 하강 국면, 95~114는 보합 국면, 115 이상은 상승 국면으로 구분한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절벽 현상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41건으로 2006년 조사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이날까지 접수된 8월 거래량은 521건에 불과해 신고 기간이 이달 말까지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직전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월 거래량은 현재 62건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대폭 가격을 낮춘 급매 매물만 거래되면서 아파트값 하락 폭도 커지는 추세다.
서울 아파트값(16일 기준)은 0.16% 떨어져 2012년 12월 5일(-0.17%)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폭으로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값은 5월 30일(-0.01%) 조사 이후 16주 연속 하락하면서 그 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건설사들은 매출 성장에도 애를 먹고 있다. 지난해보다 건축물 인·허가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상반기 전국에서 인·허가를 받은 건축물은 총 10만5243동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했다.
이에 상반기 전국 착공 물량 역시 13.1% 적은 8만2040동에 그쳤다.
주택 공급이 줄었는데도 소비심리가 위축돼 미분양은 늘고 있다.
건설 산업 흔들
지난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3만1284가구로 6월 대비 12% 가량 늘었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4528가구로 지난해 말(1509가구) 대비 3배 넘게 늘었고 지방도 2만6755가구로 7개월 사이 1만여 가구 넘게 증가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전국 7388가구로 한 달 사이 3.6% 늘어났다.
건설업계는 당분간 건설 경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예정인 가운데 부동산 시장의 소비심리가 나아질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부채·미청구공사금액 급증에 건설투자 위축= 부동산 시장 침체는 건설투자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상반기 건설투자는 지난해에 비해 4.5% 감소했다.
당초 한국은행과 대다수의 기관들은 올해 건설투자가 주택공급에 대한 기대감과 SOC(사회기반시설) 예산 편성 등에 힘입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적으로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