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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자녀를 둔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달 자녀 명의로 청약통장을 만들었다.
올해부터 정부가 미성년자 청약통장 인정 기간을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확대한다는 소식을 듣고 하루라도 빨리 가입하자고 내린 결정이다.
김씨는 “집 때문에 워낙 고생을 해 우리 아이는 미리 준비해 주자는 취지로 통장을 만들었다”며
“청약받고 싶어도 점수가 부족해 답답했는데 빨리 가입하면 아이가 1점이라도 더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든든하다”고 말했다.
요즘 엄마들 사이에서 ‘자녀 청약통장 만들기’가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올해 1월 1일부터 미성년자 청약통장 가입 인정 기간을 5년으로 확대하면서부터다.
종전에는 만 17세부터 가입 기간이 인정돼 그 나이 전에 미리 통장을 들어봤자 소용없었고 이에 따라
자녀 명의 청약통장에 관심이 적었지만 이제는 만 14세 이후부터 가입 기간이 인정되는 것이다.
정부는 작년 말 미성년자 청약통장 가입 기간을 최대 5년으로 확대하고 납입 인정 금액도 2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을 담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은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만 14세에 청약통장에 가입하면 만 29세 때 총 납입 기간이 15년 이상으로 청약통장 가입 기간 만점(17점)을 받게 된다.
민영주택 일반공급 가점제는 무주택기간 32점, 부양가족 수 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7점 등 총 84점 만점이며 점수가 높은 순으로 당첨된다.
청소년기부터 청약통장에 가입하면 성인(만 19세) 때 가입한 사람보다 5점을 더 얻게 된다.
인기 아파트 단지는 단 1점 차이로도 당락이 좌우되기 때문에 5점은 매우 큰 점수다.
또 동점일 경우에도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긴 사람이 유리하다.
정부는 청약 가점으로 경쟁할 때 동점인 경우 추첨으로 뽑던 방식을, 더 오래 가입한 사람이 우선 당첨되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런 개정안은 지난 25일부터 시행됐다. 가점제에서 통장에 오래 가입한 사람이 유리해진 것이다.
청주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씨도 이달 자녀 명의 청약통장을 개설했다.
이씨는 “인기 단지 청약에 3점 차이로 떨어진 적이 있다”며 “아이가 성인이 될 때는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미리 준비해서 손해 볼 것은 없다”고 했다.
미성년 청약통장 납입 인정 금액이 늘어나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기존에는 매월 10만원씩, 최대 2년 총 240만원까지만 인정됐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최대 600만원까지 인정된다.
만 14세에 가입해 매월 10만원씩, 5년을 납입하면 성인이 됐을 때 청약통장 납입금액은 600만원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매월 10만원씩 납입하면 24세에는 1200만원, 29세 때는 1800만원을 인정받는다.
청약통장 납입 인정 금액은 공공분양 일반공급 때 필요하다. 공공분양은 납입 횟수와 금액을 본다.
매월 10만원씩 총 납입 금액 순으로 당첨자를 뽑는다.
수도권 인기 지역의 공공분양 커트라인은 1500만원 선, ‘로또 청약’이라 불리며 수억 원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인기 단지는 2000만원 선이다.
남들보다 5년 일찍 준비하면 30세가 됐을 때 수도권 공공분양 당첨을 노려볼 수 있는 ‘든든한 통장’을 갖게 되는 셈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납입 기간과 인정액이 확대됐기 때문에 청소년 때부터 미리 청약통장을 준비하면 성인이 됐을 때 청약 경쟁 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장기간 감소하던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최근 상승세로 전환됐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556만309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월(2556만1376명)보다 1723명 증가한 수치다.
2022년 7월부터 지난 1월까지 19개월 연속 내림세였던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20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