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텅 빈 이곳 대출 절벽에 잔금대란 공포
텅텅 빈 이곳 대출 절벽에 잔금대란 공포
실거래가 신고 이후 계약 취소 집갑 띄우기 급감 이유가?
“분양가의 80%까지 대출이 된다고 들었었는데 요즘 은행에서 상가 대출을 안 해주려 한대요.
한두푼도 아니고 잔금을 어떻게 마련해야할 지 막막합니다.”
최근 직장인 김모씨는 3년 전 분양받은 경기도 한 신도시 상가 대출 때문에 은행에 상담받으러 갔다가 놀라운 얘기를 들었다.
분양받을 당시 분양상담사로부터 상가 대출은 LTV(담보인정비율) 70~80%까지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은행 직원은 “요즘 상가는 대출이 많이 안돼 50% 정도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김씨가 분양받은 상가는 신축 구분상가로 약 10억원. 대출이 LTV 50%만 적용될 경우 잔금을 예상액보다 2억~3억원 추가로 더 확보해야 한다.
김씨는 “상가 수익률이 좋을줄 알고 분양받았는데 공실이 많고 대출도 적어 막막하다.
팔고 싶어도 안 팔려 큰일 났다”며 울먹였다.
고금리로 상가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내수 경기 침체로 상가 공실이 치솟고 경매가 쏟아지니 은행권도 상가 대출을 대폭 줄이고 나섰다.
이에 따라 상가 분양자들은 입주를 앞두고 “잔금을 못치룬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상가를 공급했던 시행사들은 분양자들로부터 잔금을 확보 못 하면 금융 비용이 증가해 건설업계 자금압박이 가중된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상가 대출 한도가 감정가의 50%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A 상호금융 관계자는 “요즘 상가 경매 낙찰가율이 말도 안 되게 떨어지면서 환금성이 너무 떨어진다”며 “상가 대출을 예전처럼 70~80% 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금리는 아파트,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구분상가 순으로 올라간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오피스텔 대출 금리가 5% 선이라면 지산은 6% 초반, 상가는 6~7%대가 적용된다.
위험할수록 금리가 높은 것”이라며 “아예 취급을 안 하는 생숙(생활형숙박시설)보다는 낫지만, 상가 대출이 확 줄어서 분양자들이 대출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많다”고 했다.
경기도 수원에 공급된 신축 주상복합 시행사 관계자는 “하반기에 준공을 앞두고 은행권을 접촉하고 있는데 상가 대출을 꺼려 걱정이다.
분양자들은 70% 대출을 기대하는데, 은행은 50%니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올해 준공을 앞둔 상가들은 2021~2022년 분양한 곳들이다.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여서 상가 대출도 LTV 70%가량 기본이고, 최대 LTV 80%까지 가능했다.
그러나 고금리에 경기 불황이 겹치자 상가 가치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전국 상가 낙찰가율은 2021년 67%에서 올해 51%까지 떨어졌다.
경기는 55%, 인천은 상가 낙찰가율이 50%로 내려앉았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수도권 낙찰가율은 70% 선이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낙찰가율이 떨어졌다는 얘기는 시장에서 그 가격(감정가)에 받아줄 사람이 없다는 뜻”이라며
“금리는 높고, 공실 위험은 크니 상가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종식 1년이 다 됐지만 상가 공실률은 증가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전국 집합상가 공실률은 9.4%였지만 지난해 4분기 9.9%로 증가했다.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신축 아파트 동탄역 해리엇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로) 싸게 분양하고 상가는 비싸게 팔았다.
그때 분양 받았으니 수익률 5%로 계산하면 월임대료가 300만원 선이면 커피숍 같은 소규모 업종은 부담스럽다.”고 했다.
올해 1월 준공된 이 단지 내 상가도 대부분 비어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공실 채워지는데 수년은 걸릴 것 같다.
시간 지나면 아파트는 채워지는데 경기가 워낙 안좋으니 상가는 답이 안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