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얼마나 더 싸지려나 분상제 실거주 의무 풀리자 매물 와르르
전세 얼마나 더 싸지려나 분상제 실거주 의무 풀리자 매물 와르르
분양가 상한제(분상제) 주택에 대한 실거주 의무를 3년 유예하는 안이 확정되자 실거주 의무 적용 단지의 전세 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
매매 수요 감소에 따른 전세 선호 증가로 전셋값은 연일 상승하고 있지만 일부 분상제 주택 전세 매물이 나온 지역의 전세가는 일시적이나마 안정을 보인다.
29일 국토교통부와 국회에 따르면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분상제 아파트에 대한 실거주 의무를 3년 유예하는 방안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공포 후 즉시 시행된다.
시행 시기는 다음달 중순이나 말로 예상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실거주 의무 적용 단지는 지난달 말 기준 전국 77개 단지, 4만9766가구다.
이 가운데 이미 입주가 시작된 곳은 11개 단지 6544가구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입주가 시작된 곳과 앞으로 입주가 진행될 곳의 전세 매물이 나오게 된다.
실거주 의무가 적용된 대표적 단지는 서울 강동구 상일동 ‘e편한세상 고덕 어반브릿지‘다.
593가구 규모인 이 단지는 지난 28일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실거주 의무 유예 소식이 전해진 뒤 전세 매물이 나오기 시작해 현재 100여 개가 인근 부동산에 올라와 있다.
이 단지 모든 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는다.
전용면적 84㎡ 기준 전세 매물 가격이 6억원부터 형성돼 있는데 비슷한 연식의 인근 단지인 ‘고덕 아르테온’ ‘고덕 자이’ 등과 비교하면 5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단지 인근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실거주 의무 유예가 국회에서 확정되면 전세 매물이 더욱 많이 나와 가격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실거주 의무가 완전히 폐지된 건 아니어서 이곳에 전세로 들어갈 경우 최장 3년까지만 거주할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강동구 B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현재 개정안대로면 3년까지만 거주할 수 있고 전세 만기가 종료되는 시점인 2년 뒤 집주인이 들어오겠다고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3년 유예안은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타협한 임시변통적 성격을 띠지만 전세 시장 안정에 어느 정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2월 넷째 주(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5% 오르며 41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자치구별 전셋값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강동구(-0.04%)와 송파구(-0.04%)는 이번 주 전셋값이 하락했지만 성동구(0.16%)와 광진구(0.12%) 전셋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부동산원 측은 “매매 관망세가 전세 수요로 전환돼 역세권 단지 중심 임차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강동구와 송파구는 신학기 이사수요 이후 전세 매물가격 안정으로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5% 하락하며 14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도 전주 대비 0.02% 하락했지만 송파구는 0.01% 올라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