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 끝 변두리 아니었어? 강남권 미니신도시로 뜨는 이 동네
5호선 끝 변두리 아니었어? 강남권 미니신도시로 뜨는 이 동네
지하철 5호선 종점 마천역. 1번 출구로 나오자 정면에 새 아파트 단지 2개가 눈에 들어왔다.
가까운 쪽이 ‘e편한세상 송파파크센트럴’, 오른쪽으로 먼 곳이 ‘송파시그니처 롯데캐슬’이다.
아파트들을 등지고 돌아서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재개발 지역의 상징이라는 ‘붉은 벽돌’ 빌라가 가득하다.
동네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재개발 구역 조합들의 현수막과 사무실 간판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재개발 문의 환영’ 같은 문구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서울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 내 지지부진하던 재개발 구역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올라가고 있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사업지로 확정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관리처분인가를 받아내며 사업 막바지에 다다른 곳도 있다.
재개발을 마치면 거여·마천뉴타운은 1만5000여 가구의 새 아파트촌(村)으로 탈바꿈한다.
갈수록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심해지면서 서울 강남권 유일한 뉴타운이라는 희소성이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현재 시세도 주변 새 아파트 대비 나쁘지 않은 편이다.
거여·마천뉴타운은 송파구 거여동과 마천동 일대 104만3843㎡의 노후 주거지역을 아파트촌으로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거여동은 1970년대 전후 서울 도심 개발 당시 쫓겨난 사람들이 판잣집을 짓고 살면서 생긴 마을이다.
일명 ‘개미마을’로도 불리며 구룡마을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로 꼽혔다.
그러다가 2005년 뉴타운 구역으로 지정됐다. 거여동 3개 구역(거여2-1, 거여2-2구역, 거여새마을)과 마천동 5개 구역(마천1·2·3·4·5구역) 등으로 구성됐다.
2008년 거여동 주민들이 먼저 재개발 조합을 꾸렸지만 곧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거여·마천뉴타운 사업은 하염없이 지체됐다.
2012년엔 마천동에서 재개발 추진위원회가 구성됐고 2015년 이후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거여동이 먼서 속도를 내면서 사업이 가장 빨랐던 거여2-2구역은 ‘e편한세상 송파파크센트럴’(1199가구)로 탈바꿈해 2020년 6월 입주했다.
뒤이어 거여2-1구역 ‘송파시그니처 롯데캐슬’(1945가구)이 2021년 12월 프로젝트를 마쳤다.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거여·마천 재개발 사업은 다시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현재 거여동 3개 구역과 마천동 5개 구역 등 뉴타운 내 8개 구역 모두 정비 사업을 완료했거나 상당 부분 진행했다.
마천2구역은 정비구역 지정을 앞두고 있다. 2월이면 구역 지정 심의가 진행되는 만큼 작업이 곧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거여·마천뉴타운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지하철 5호선 마천역을 품고 있는 ‘역품아(역을 품고 있는 단지)’로 입지가 거여·마천뉴타운 중에서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역 안엔 마천초등학교도 위치하고 있다. 개발이 끝나면 역품아·초품아 단지로 변모하게 되는 셈이다.
서울시가 현재 구조물로 덮여 복개된 성내천 복원도 추진하고 있어 완성되면 수변공원까지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한동안 이 구역은 주민들의 반대로 뉴타운 구역에서 취소되는 등 개발에 부침이 있었다.
하지만 재개발 추진위원회가 주민 동의율을 확보한 뒤 지난해 3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이 확정되며
재개발에 점차 속도가 붙고 있다. 현재 계획안에 따르면 최고 39층, 1720가구가 들어선다.
남은 거여·마천뉴타운 중에서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마천4구역은 작년 1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통과하며
재개발 사업의 ‘9부 능선’을 넘었다. 이르면 올해 말 분양 일정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 설계 변경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마천4구역은 최고 33층, 1372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 중 357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온다. 시공사로는 현대건설이 선정됐다. 현대건설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해 ‘디에이치 클라우드’로 이름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