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원 내고 내집 마련 김포 아산 김해 갭투자 성지로 탈바꿈
400만원 내고 내집 마련 김포 아산 김해 갭투자 성지로 탈바꿈
갭투자 진원지가 수도권 남부에서 지방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근 아파트 전셋값이 점차 오르는 가운데 매매가 하락세가 뚜렷한 지방에서 전세를 안고 사는 게 더 쉬워진 탓이다.
작년만 해도 전세가율이 높은 지방에서 갭투자가 많이 이뤄졌지만, 올해 들어서는 수도권 아파트 값이 많이 빠지면서 특히 남부권역에 몰렸다.
올해 들어 상반기 내내 경기 화성·평택·인천 연수 등 수도권 남서부 지역이 상위권을 휩쓸며 갭투자 시장을 주도해 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다시 지방으로 갭투자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14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 1일부터 12월 11일까지 전국서 갭투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충남 아산시(40건)으로 나타났다. 경남 김해시(39건)과 천안 서북구(35건)이 그 뒤를 이었다.
아실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통해 ‘아파트 매매 후 3개월 내 직접 거주하지 않고 임대 목적으로 전·월세를 놓은 계약’을 갭투자로 분류하고 있다.
충남 아산에서는 전세를 안고 400만원에 집을 산 사례도 있다.
아산시 장존동 ‘청솔’ 전용 39㎡는 5200만원에 매입한 뒤 4800만원에 세를 놓았다.
해당 평형 매매시세는 4500만~5500만원, 전세는 3800만~4500만원이다. 몇 백만원이면 세를 안고 집을 살 수 있는 셈이다.
김해시에서는 마이너스 갭투자가 이뤄졌다. 삼문동 젤미마을 1단지 전용 47㎡는 8000만원에 매매거래된 뒤 96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전셋값이 1600만원 더 비싸게 책정됐다. 주변 중개업소들은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거의 없어 갭투자 문의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 지방의 경우 대부분 매매가와 전새가 갭 차이가 3000만원 이하인 단지가 주요 투자대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세수요가 많은 지역의 경우 위험이 덜하지만 무분별한 갭투자는 리스크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갭투자 대상 대다수가 담보가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단지”라면서
“시장 조사 없이 갭투자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김포시에서 부동산 침체 분위기가 짙은 최근까지도 갭투자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전셋값이 상승세를 보이자 매매가와 전세가 격차가 1억원대 미만인 매물이 속속 거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지난달 김포시에선 10건의 갭투자 거래가 체결됐다.
거래 건수가 시군구 기준 전국에서 3위, 수도권 기준 1위였다.
부동산 거래 신고기한이 30일인 점을 고려하면 11월 갭투자 거래 건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김포시 사우동 ‘풍년1단지현대’ 전용 59㎡는 지난 10월 중순 3억7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는데,
지난달 28일 보증금 2억7700만원에 세입자를 들여 갭이 3000만원이었다.
같은 면적 전셋값이 올해 초 2억원대에서 최근 들어선 2억원 중반대까지 오른 데다 전세 계약기간이 1년이라 갭이 더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월 중순 1억7300만원에 매매계약을 맺은 통진읍 ‘마송현대1차아파트’
전용 59㎡ 또한 이달 1일 보증금 1억4000만원에 세입자를 맞아 3300만원의 갭으로 주택을 매입했다.
감정동 ‘신한아파트’ 전용 47㎡는 지난달 9일 한날에 1억1000만원 매매계약과 보증금 7500만원의 전세계약을 체결해 갭은 3500만원이었다.
이처럼 소형 아파트뿐 아니라 중형 면적 아파트도 1억원 미만 갭으로 아파트를 매수한 경우가 다수다.
장기동 ‘한강신도시초당마을중흥S-클래스리버티’ 전용 84㎡는 지난 10월 말 4억500만원에
매매된 후 일주일 뒤 3억5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여 5500만원에 아파트를 사들였다.
고금리 장기화, 집값 하락 등으로 부동산 투자 수요가 잦아든 시점에 김포시에서 여전히 갭투자가
이뤄지는 건 최근 들어 보인 전셋값 상승세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띄운 ‘메가시티 서울’ 및 ‘김포시 서울 편입론’ 등으로 인한 집값 상승 기대감이 일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