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웃었지만 전세갱신 세입자 불안
4년전 웃었지만 전세갱신 세입자 불안
저녁에 당장 모입시다 이 동네 주민들 서둘러야 6년뒤 입주라는데
오는 7월이면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이 시행된 지 4년 차가 돼 임대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집주인들이 4년간 올리지 못한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려 전셋값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4년 전 입주장 때 저렴한 전세로 들어가 한 차례 갱신권을 사용한 세입자는 보증금 추가 지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9일 매일경제신문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 7월이면 2년 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 계약 4781건의 만기가 돌아온다.
올해 말까지로 범위를 넓히면 갱신권 사용 이후 만기가 돌아올 전월세 계약은 약 2만2000건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임대차2법 중 하나로 전월세 계약 최초 2년 만기 시 2년을 추가 연장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임대차2법의 다른 하나는 전월세상한제다. 세입자가 갱신권을 쓰면 집주인이 기존 임대료의 5%까지만 올릴 수 있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임대차2법은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0년 7월 국회를 통과해 올해 7월이면 시행 4년을 맞는다.
매일경제신문이 4년 전 입주한 뒤 한 차례 갱신권을 쓴 전세 계약을 분석한 결과, 상당수 세입자는 임차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표적인 단지가 서울 중랑구 사가정센트럴아이파크다.
2020년 7월에 입주한 이 단지는 오는 7월에 2년 전 갱신권을 사용한 전세 계약 25건의 만기가 돌아온다.
2년 전 전용면적 84㎡ 기준 5억2500만~6억원에 전세 계약을 갱신했지만
최근엔 7억~7억5000만원에 계약되고 있다. 갱신권을 쓴 세입자는 현재 시세에 맞추려면 1억~2억원가량 보증금을 올려줘야 한다.
서울 서대문구 힐스테이트신촌도 비슷하다. 2020년 8월 입주한 이 단지는 2년 전 6억3000만~7억6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갱신했다.
하지만 현재는 8억2000만~8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1억~2억원가량 보증금 추가 지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입주장 때 매물이 대거 공급돼 저렴하게 전세를 들어갈 기회지만
한 차례 계약을 갱신한 후 전셋값이 급등해 보증금을 추가로 못 내면 이사 가야 할 수도 있다.
특히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는 집주인의 실거주 의무가 3년간 유예돼 입주장 효과가 3년까지로 제한된다.
서울 강동구 헤리티지자이와 올림픽파크포레온, 성북구 장위자이레디언트 등이 해당된다.
일부 단지는 2년 전보다 전셋값이 떨어진 곳도 있다. 목동신시가지14단지는 7월에 갱신권을 쓴 19건의 전세 계약이 만료된다.
2년 전 6억5000만원 선(전용 84㎡ 기준)에서 전세 계약이 연장됐지만, 최근엔 5억4000만~6억2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국토부는 2년 전 대비 단지마다 전셋값 흐름이 달라 임대차2법 4년 차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갱신 계약 만기 시점이 한꺼번에 돌아오지 않고 매달 분산돼 있어 임대차법 4년 차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국토부는 임대차2법의 부작용이 큰 만큼 법 개정 전으로 임대차 제도를 복구하기 위한 입법 활동을 22대 국회에서 실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