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묵은 체증이 싹 1, 3단지 초고층 가능해진 목동
20년 묵은 체증이 싹 1, 3단지 초고층 가능해진 목동
전체 5만가구 이상 ‘미니 신도시’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일대에 국회대로부터 안양천까지 이어지는 길이 3.5㎞ 공원이 생긴다.
목동 1~3단지 용도지역을 기존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3종으로 올리는 대신(종상향) 공공기여로 민간 임대주택이 아니라 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이 확정됐다.
2종은 15층 이하여야 하지만 3종은 그러한 층수 제한이 없다.
목동 14개 단지의 재건축이 모두 확정된 가운데 걸림돌로 꼽히던 1~3단지의 종상향 논란이 해결되면서 목동 일대 재건축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열린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서울 목동지구 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이번 계획안은 목동 1~4단지와 열병합 발전소(목동 900번지) 일대에 국회대로 상부 공원과 안양천을 연결하는 선형 녹지를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처음에는 목동서로 방향에만 공원을 만드는 방안이 검토됐는데 9호선 신목동역으로 이어지는 반대쪽 목동중앙로에도 공원 조성 방안이 추가됐다.
서울시는 이런 녹지 조성으로 단절된 국회대로 상부 공원 종점에서 안양천을 연결하고
저층 주거지 등 주변 지역과의 관계성·공공성을 확보해 도심에서 수변을 잇는 광역 녹지 축을 실현할 예정이다.
공원은 목동 1~3단지 재건축과 연계해 만들어진다. 현재 용도가 2종 일반주거지역인 3개 단지는 재건축 과정에서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종상향을 추진한다.
대개 종상향을 하려면 공공기여를 해야 한다. 서울시는 그동안 3개 단지에 추가되는 용적률의 20% 수준으로 민간임대주택을 지을 것을 권해왔다.
하지만 목동 1~3단지 주민은 다른 단지와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논란은 지난 2004년 주거지역 용도가 1·2·3종으로 세분된 때부터 생겼다.
당시 양천구는 목동 신시가지 1~14단지 전체를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양천구에만 3종 비중을 많이 줄 수 없다며 1~3단지는 2종으로 결정했다. 똑같은 단지인데 용도만 달라진 셈이다.
주민 반발이 커지자 향후 지구단위계획을 세울 때 종상향을 검토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시간이 흘러 재건축 시기가 다가오자 종상향에 따른 공공기여 논란이 재점화했다.
서울시와 주민 사이 갈등이 계속 이어지자 양천구가 공공기여를 하되 공원으로 받아달라고 중재에 나섰고 이번에 심의에서 최종 결정됐다.
서울시는 도로변에 붙은 빈 땅에 나무를 심고 특색 있는 보도 포장을 설치하도록 권고했다.
통학로를 안전하게 설계하라는 조건도 달렸다. 또 대상지 동서 측 주변 지역의 가로 활성화 방안도 구상하도록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변경으로 보행·녹지 네트워크가 가능해졌다”며 “주변과 연계되고 지역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걸림돌로 여겨진 부분이 풀린 만큼 목동 재건축이 속도를 낼지도 주목된다.
현재 목동 14개 단지는 모두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이 확정됐다.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6단지 속도가 가장 빠르고 14단지는 정비계획안이 확정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목동 아파트들은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목동 10단지 전용면적 105㎡는 지난 3일 20억9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지난 6월 18억7000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2억2000만원이 올랐다.
목동 5단지 전용 65㎡도 지난 19일 19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다만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들은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며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실거주 의무가 있어 전세 세입자를 구해 아파트를 매수하는 갭투자는 원천 봉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