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자만 400만원 더 부동산 영끌 나섰던 2030의 절규
1년 이자만 400만원 더 부동산 영끌 나섰던 2030의 절규
5년 전 서울 노원구 중계동 아파트를 5억1000만원에 매입한 30대 A씨. 계속되는 집값 폭등에 서울 외곽에서라도
내 집 마련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집값의 60%가량인 3억1000만원을 대출받아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로 구매했다.
집을 산 후 1~2년간 저금리가 지속되고 집값이 다소 오르면서 A씨는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2022년부터 전 세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국내 대출금리도 같이 올랐다.
A씨 자금 사정도 덩달아 악화됐다. 은행에서 더 이상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지자 A씨는 집을 담보로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렸다.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A씨가 더 이상 대출이자를 상환하지 못하자 대부업체는 A씨 소유 아파트를 임의경매에 넘겼다.
한때 A씨 소유였던 아파트는 한 차례 유찰을 거친 뒤 지난해 9월 소유권이 넘어갔다.
저금리 당시 성행했던 ‘영끌’ 부메랑이 시작됐다. A씨 사례처럼 과도한 대출로 임의경매로 넘어간 부동산이 13년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앞으로 고금리가 더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 사정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 리스크와 대외경제 변수로 달러당 원화값이 145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한국은행은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며 국채 금리가 치솟고 있다.
금리가 내려가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영끌 후폭풍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만 봤을 때 지난해 부동산 경매 진행 건수는 8102건으로 전년 6261건보다 29.4% 많아졌다.
2022년 3458건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많아졌다.
임의경매가 늘어나는 지역은 20·30대의 영끌 투자가 성행했던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고점 대비 20% 이상 아파트 시세가 하락했다.
서울에서 임의경매 건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구로구 신도림역 역세권 단지인 신도림 롯데 전용면적 84㎡는 2021년 최고가 11억4000만원 대비 25.4% 하락한 8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영끌족의 성지로 불렸던 노원구 상계 주공아파트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상계주공7단지 전용 79㎡는 고점 대비 시세가 25% 이상 빠졌다.
최근 대출규제로 주택 구입 수요가 꺾이고 탄핵 정국으로 부동산 시장 전반이 얼어붙은 가운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금리 부담이 커질 전망이어서 영끌 후폭풍도 함께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영끌족 대부분은 4~5년 전 저금리 당시 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 대출금리’ 상품으로 대출을 받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19년부터 2%대로 진입한 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중반에는 2%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당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금리가 지난해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올해 정점에 이르는 셈이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지난해 약 40조원, 올해는 약 50조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