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부르던 세종 집값 지금은 6억대 와장창
14억 부르던 세종 집값 지금은 6억대 와장창
세종특별자치시 해들6단지 e편한세상 세종리버파크
세종고속터미널이 가깝고 금강 조망도 가능해 세종 공무원 수요를 바탕으로 일대에서 인기가 많은 단지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99㎡는 지난달 6억500만원에 거래됐다
2020년 기록한 최고가격 14억원보다 7억9500만원 57%나 떨어졌다
단지 인근 A공인중개업소는 6억원대 거래는 사정이 있는 급매물이라면서도 일반 매물도 8억원대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을 수도권과 양분해 이끌던 지방 부동산 시장이 최근 3년 사이에 붕괴 일로다
수도권에 비해 영향력은 고사하고 지방에서 핵심 역할을 하던 광역시 내 인기 지역까지 침체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중이다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울산 등 5대 지방 광역시와 세종특별자치시 부동산 시장을 취재한 결과 현장 분위기는 참담했다
해운대구 더샵센텀파크 1차는 최근 전용 151㎡ 41층가 16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2021년 20층 매물이 24억원에 매매됐다
집값의 3분의 1이 3년여 만에 날아간 셈이다
교육 환경이 우수해 광주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남구 봉선동에 있는 봉선3차한국아델리움 전용 84㎡는 최근 8억9000만원에 매매됐다
2022년 3월 최고가 13억6000만원과 비교하면 34.6%가 하락했다
울산 남구 신정동에 있는 문수로대공원에일린의뜰 전용 84㎡나 대전 둔산동 녹원아파트 84㎡ 등 지역별 인기 단지도 2~3년 전 가격보다 많게는 30% 적게는 10%가량 떨어졌다
작년까지만 해도 일각에선 지방의 과잉 공급 문제가 점차적으로 해소되면 사정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일반 공급 매매와 악성 매물 경매 신규 공급 청약까지 주택 거래 시장을 구성하는 3요소가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 회복을 기대하기가 요원하다는 전망이 많다
예를 들어 부산 지역의 올 1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2126건이었다
지난해 12월 2962건보다는 28.2% 전년 동기 2541건과 비교해서는 16.3%가 줄었다
전월세 거래량은 1만1545건으로 전월 1만2091건과 지난해 같은 기간 1만4736건보다 각각 4.5% 21.7% 감소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지방 광역시도 최근 2~3년간 부동산 경기가 너무 좋지 않아 거래 자체가 끊긴 상태라고 진단했다
일반 매매 시장보다 6개월 정도 선행한다는 경매 시장도 전망이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방 5대 광역시 아파트 경매낙찰가율 경매가격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올해 1~2월 78.9%를 기록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95.1% 104.2%였다
세종시 역시 올해 경매낙찰가율이 81.4%로 4~5년 전 120%대와 비교하면 훨씬 낮은 수준을 보였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지방 광역시는 최근 지속적으로 감정가격이 떨어지는데도 낙찰가격이 함께 떨어지고 있다며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최대한 낮은 가격으로 접근하려는 수요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이처럼 흐르자 새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뚝 떨어졌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5개 지방 광역시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울산의 지난해 1순위 청약 접수 경쟁률은 2.8대1을 기록했다
2020년 32.11대1 2021년 9.73대1 등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그사이 전체 분양 시장에서 지방권역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지방에서 분양한 물량은 전국 물량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2024년 41.5% 24만9617가구 중 10만3572가구까지 줄어들더니 올해는 36.9% 18만3085가구 중 6만7499가구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반 아파트 시장이 붕괴하니까 분양 시장이 무너지고 새 아파트 공급이
지체돼 지역이 슬럼화하면서 다시 집값을 끌어내리는 현상이 광역시와 일반 시도 할 것 없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 부동산 상황이 더욱 심각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인구 감소 문제와도 엮여 있기 때문이다
주택을 받아줄 수요가 없어 자산가치로서 확신을 심어주지 못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말 기준 지방 광역시 가운데 지난해 1월 말보다 주민등록인구가 늘어난 곳은 한 곳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