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억 원짜리 원 베일리 해운대 거주자가 사들이다
106억 원짜리 원 베일리 해운대 거주자가 사들이다
6월 말 분양 예정 청라국제업무단지의 프리미엄 주거단지
지난해 말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래미안원베일리’ 아파트 전용면적 133㎡ (약 52평)가 106억 원에 거래된 사실이 확인됐다.
구매자는 부산 해운대구에 거주하는 60대 A씨로, 이 사례는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와 인구
절벽 상황 속에서 서울 핵심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등 규제를 강화했지만, 지방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는
한 지방 자산가들의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막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매일경제가 5일 법원 등기부등본을 분석한 결과, A씨는 지난해 12월 이 아파트를 106억 원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서울에서 처음으로 평당 2억 원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또 등기부등본에는 근저당권이 설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A씨가 주택담보대출 없이 거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보유 중인 다른 주택을 매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갭투자’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A씨가 구매한 주택은 한강 조망권을 갖춘 고층 물건으로, 높은 프리미엄을 인정받고 있다.
인근 부동산 중개 관계자는 “반포동에서 가장 선호되는 단지로, 한강 조망과 더불어 희소성이 부각된 로열동 물건”이라고 설명했다.
등기부등본 자료에 따르면, A씨는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 더샵 아델리스’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해당 오피스텔은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에 위치한 고층 주거시설로, 비수도권 오피스텔 가운데 가장 비싼 곳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곳의 일부 가구는 해운대 해변, 동백섬, 광안대교까지 조망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준공된 지 20년이 넘었음에도 전망권이 뛰어난 일부 가구는 지난해 9월 19억 5천만 원에 신고가 거래되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A씨는 기존의 조망권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의 한강 조망권 아파트인 래미안원베일리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서울 강남 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아파트 매수 현황은 지방 거주자의 비중이 두드러졌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강남 3구 아파트 구매자 중 지방 거주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5.5%로 집계되었다.
이는 지난해 9~11월의 17~18% 대비 상당히 증가한 수치이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시가 올해 2월 잠실·삼성·대치·청담동 등의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한 시점과 겹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통해 실거주 의무 규제가 풀리면서 지방 자산가들의 서울 투자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졌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세와 관련하여 정부와 서울시는 지난 3월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아우르는 전체 아파트 지역을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 조치로 서울 내 외지인의 투자 열기는 잠시 진정됐으나, 허가구역 지정 기간이 6개월로 한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연장 여부에 따라 다시 뜨거워질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방 부자들의 서울 고급 주택 매입 현상이 최근 상업용 부동산 침체와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KB부동산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과거 자산가들이 빌딩 매수를 선호했던 반면, 최근 공실 위험과 낮은 환금성으로 인해 상업용 부동산 인기가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