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이 바뀌었다 이젠 비싼 월세 대신 전세 이자 선호
판이 바뀌었다 이젠 비싼 월세 대신 전세 이자 선호
아파트 분양가 10년간 2배 가까이 올라 3.3㎡당 1천755만원
서울에서 전세 아파트를 찾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세사기·깡통전세 등 우려로 인해 월세 선호 현상이 이어졌지만, 월셋값이 치솟자 전세로 발길을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안정세에 접어들고 서울의 경우 올 하반기 적지 않은 입주물량이 쏟아질 예정이어서
월세 대신 전세를 선택하는 임차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계약을 맺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1만7757건으로,
이 가운데 전세 거래비율은 59.1%(1만487건)을 차지했다.
이는 전월(57.9%)보다 늘은 수치다. 올해 1월 전세 거래 비율이 55.2%(2만2141건 중 1만2282건)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은 더 크다.
전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전셋값 하락에 따른 역전세난으로 보증금 미반환·전세사기 사례가 속출하면서 월세 선호현상이
짙어졌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라며 “월셋값 부담이 늘자 임대 수요가 월세 대신 전세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작년보다 떨어진 것도 전세 수요 증가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하반기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은 6%대까지 급등했지만,
현재는 지난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4.8%)보다 낮은 3% 중반~4% 초반대를 하락 유지하고 있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적용되는 이율이다. 수치가 오를 수록 세입자의 월세 부담은 커진다.
즉, 요즘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대출 이자를 부담하는 게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것보다 이득인 것이다.
전세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7월 셋째 주(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7% 올랐다.
지난 5월 22일 상승 전환한 이후 9주 연속 오름세다
1분기 대비 2분기 가격이 오른 수도권 아파트 거래 비율은 49.6%(부동산R114, 2만2건 중 9930건)로 조사됐다.
다만, 전세보증금은 평균 6억379만원으로 전고점(2021년2월~2022년1월) 보다는 12.7% 낮은 수준이다.
특히 서울은 상승 거래 비율이 50.8%(7182건 중 3647건)로 절반을 넘었다.
이는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를 통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체결된 수도권 아파트 전세 계약 총 21만9557건 중 동일단지,
동일 면적과 층의 거래가 1분기와 2분기 모두 1건 이상씩 있었던 2만2건의 최고 거래가격을 비교한 결과다.
전세 거래 현장에서도 가격 상승세를 확인할 수 있다. 송파구 ‘잠실 엘스’ 전용 84㎡는 지난 13일 보증금 11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올해 초 평균 8억~9억원대 보다 2억원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이에 대해 월세 시세가 오르면서 월세보다 전세대출 이자를 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세입자들을 중심으로 전세
문의가 늘고 있다는 게 잠신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낮아진 가격 부담에 신규 전세수요가 유입되고 있고,
이전 대비 높은 가격의 거래 사례도 늘면서 전셋값 반등 지역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며
“여기에 전세금 반환 목적의 대출에 대한 규제 완화 효과가 더해지면 하반기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역전세 위험 수위는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