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해진 경매시장; 지난달 경매에서 낙찰자를 찾지 못한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최저 입찰가를 감정가보다 20% 낮춘 이후 주인을 찾았다.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로 경매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참여자들의 응찰이 극도로 신중해진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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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경매정보 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경매로 나온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전용면적 81.6㎡)’가 한 번의 유찰 끝에 22억5999만9999원에 낙찰됐다.
이는 최초 감정가 23억1000만원의 97.84%의 가격이다. 이 단지는 지난달 2일 한 번 유찰되면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최저가가 감정가보다 20% 낮은 18억4800만원에 나오게 됐다.
초고가 아파트의 대명사였던 타워팰리스는 이전에는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응찰됐다.
지난해 12월 전용면적 137.24㎡가 감정가(28억)의 112%인 31억5000만원에 매각됐으며,
2020년 10월에 경매에 나온 전용면적 141.65㎡의 경우 매각가율 127.01%(28억688만원)로 낙찰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단지의 명성에도 경매 참여자들이 최초 경매에서는 섣불리 응찰에 뛰어들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경매 진행 과정에서 낙찰가가 최저 입찰가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근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최초 감정가가 응찰자들에게 큰 이점으로 다가오긴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거래된 전용면적 81.6㎡ 3건의 실거래가는 최소 27억~최대 27억5000만원이었다.
경매시장에서 강남 3구, 유명 단지 메리트가 통하지 않는 것은 이 단지뿐만이 아니다.
타워팰리스 외에 강남·송파구 고가 아파트들도 이달 감정가보다 낮은 최저가로 경매에 재도전한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124.22㎡)’의 경우 올해 3번 유찰을 겪고 오는 19일 다시 경매에 나온다.
유찰될 때마다 20%씩 최저가가 깎이면서 최초 감정가 29억9500만원에서 최저가가 15억3344만원까지 떨어졌다.
신중해진 경매시장
강남구 도곡동 ‘현대아파트(84.96㎡)’ 역시 지난달 유찰되면서 감정가 17억8000만원보다 최저가(14억2400만원)는 20% 떨어진 가격으로 오는 28일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러한 현상에 강남구와 송파구의 아파트는 경매지표도 지난해와 비교해 감소하는 모습이다.
올해 1~8월 강남구 아파트 매각률(45.18%)은 전년 동기 대비 17.32%포인트 감소, 매각가율(64.98%)은 28.65%포인트 떨어졌다.
송파구 역시 같은 기간 매각률(69.38%→53.75%), 매각가율(96.15%→81.34%)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15억원 이상의 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되는 대출 리스크도 있겠지만, 최근 부동산 매매가격 하락세가 수요자에게 끼치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