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심리 실종; 금리 인상과 아파트값 하향 움직임에 매수심리도 3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매매시장은 거래절벽을 넘어 거래멸종 상태로 접어든 가운데 전월세 시장도 매물 적체가 심화되면서 역전세난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 됐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1.8로 지난주(82.9)보다 1.1포인트(p) 하락했다.
수급지수는 조사 시점의 상대평가이긴 하지만 단순 수치만 볼 때 2019년 7월8일(83.2) 이후 3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주택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고자 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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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5대 권역의 지수가 모두 지난주보다 하락한 가운데 노원·도봉구가 있는 동북권은 74.9를 기록하며 지난주(76.7) 대비 내림세가 두드러졌고 5대 권역 중 지수가 가장 낮았다.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은 지난주 89.4에서 이번 주 88.7로 0.7p 떨어졌고, 용산·종로구 등이 포함된 도심권은 77.2로 전주 대비 1.2p 하락했다.
은평·서대문·마포구가 있는 서북권은 75.7, 강서·양천구 등이 포함된 서남권은 87.3을 기록하며 지난주보다 각각 0.9p, 0.7p 씩 떨어졌다.
매수심리 위축은 이미 역대 최악의 거래량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20만597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4% 감소했다.
매수심리 실종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39건으로 집계된다. 2006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지난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4679건)와 비교하면 86.4%나 줄었다.
매물은 점점 쌓여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매매) 건수는 6만2280건으로 6개월 전 4만8169건에 비해 29.3% 늘었다.
간헐적으로 터져 나오는 거래는 직전 가격을 지탱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8월 29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13% 하락하며 지난주(-0.11%) 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
2019년 1월 28일(-0.14%) 조사 이후 주간 변동률로는 가장 크게 하락한 것이다.
부동산원은 “추가 금리인상과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로 거래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급매물 위주의 간헐적 거래가 시세로 인식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지난주 대비 하락폭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전월세 임대차 시장도 매매시장과 사정이 다르지 않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이번 주 86.7로 지난주(88.7)보다 떨어졌다. 2019년 7월 29일 조사(88.0) 이후 약 3년1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있지만 전·월세 물건은 넘치고 수요는 자취를 감춘 상태다.
아실 통계를 보면 최근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5만5000건이 넘는다. 약 2년 전인 2020년 9월 1일(2만7000여건)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서울 전역에서는 시세보다 전셋값을 1억∼2억 이상 낮춰야 계약이 이뤄지고, 전세 만기가 임박한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