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낮고 소형평형 많으면 서울시가 재건축 사업성 높여준다
땅값 낮고 소형평형 많으면 서울시가 재건축 사업성 높여준다
서울시가 땅값이 낮을수록 재건축·재개발 사업성을 높여준다.
규제가 강해 그간 정비사업이 쉽지 않았던 제1·2종 일반주거지역과 준공업지역의 용적률 기준도 풀어줬다.
30일 서울시는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재정비했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정비사업 부문의 최상위 계획이다. 재건축·재개발로 대표되는 주거환경 개선사업의 기본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이날 공람을 시작해 주민의견을 받은 후 오는 9월 최종 고시할 방침이다.
2015년에 ‘2025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한 이후 약 10년 만의 재정비다.
2025년 기본계획이 보존 중심이었다면 2030년 기본계획은 정비사업을 활성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크게 안정적 주택공급과 도시 매력을 높이는 주거 공간 대개조란 2가지 목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재건축·재개발에 사업성 보정계수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허용용적률을 계산할 때 ‘보정계수’를 넣어 사업성을 높여주겠다는 거다.
사업성에 직결되는 분양가격이 지가에 비례함을 고려했다. 지가가 낮을수록 보정계수가 높게 산정된다.
재건축의 경우 지가가 낮을수록, 단지 면적이 작을수록, 단위 면적당 기존 가구수가 많을수록 계수가 높아진다.
다만 재개발은 지가만 고려한다.
보정계수 기본산식은 서울 평균 공시지가를 해당 단지 평균 공시지가로 나누는 것이다.
사업성 보정계수가 최대치인 2로 오르면 분양주택 비중이 오르고 임대주택 비중이 줄게 된다.
예를 들어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보정계수 2를 적용하면 허용용적률이 20%에서 40%로 늘어난다.
이러면 분양주택 비중이 275%에서 285%로 늘고, 임대주택 비중은 25%에서 15%로 줄게 된다.
결국 팔 수 있는 집이 늘어나 사업성이 좋아지는 구조다.
이미 용적률이 너무 높아 그간 재건축·재개발이 어려웠던 곳을 위한 대책도 내놨다.
서울엔 현재 용적률이 높은 과밀단지가 149곳(8만 7000가구)이나 있다.
서울시는 앞으로 이들 단지가 정비사업을 추진할 때 기부채납과 임대주택 부담을 줄여줄 방침이다.
현황 용적률을 재개발은 기준용적률로, 재건축은 허용용적률로 인정하는 방식이다.
다만 사업성 보정계수와 현황용적률 인정이란 2가지 방안은 중복 적용되진 않는다.
1·2종 일반주거지역과 준공업지역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도 취한다.
제1종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기존에는 필로티를 포함해 4층 이하로만 높이를 올릴 수 있었다. 빌라와 단독주택만 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필로티를 포함한 6층 이하로 높이 규제를 완화한다. 최대로 받을 수 있는 법적 상한용적률도 150%가 아닌 200%로 올려준다.
제2종 일반주거지역은 허용용적률을 기존 10%포인트가 아닌 20%포인트로 확대한다.
준공업지역에서 주택을 지을 때도 최대 용적률을 400%까지 받을 수 있게 풀어준다.
이전까진 준공업지역의 특성에 맞는 건물을 지을 때만 용적률 400%를 제공했다. 주택의 경우 최대 용적률을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