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녀가구는 찬밥 신세 디딤돌대출 역차별 논란
다자녀가구는 찬밥 신세 디딤돌대출 역차별 논란
문화와 낭만의 色 더하다 주택전시관 체험형 마케팅 활기
“아이 둘을 키우느라 생활이 빠듯한데 우리는 디딤돌 대출을 못 받고, 아이 없는 신혼부부는 가능하다는 게 이해가 안 돼요.”
최저 1%대로 주택 구입 자금을 빌려주는 디딤돌 대출을 알아보던 김 모씨는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소득 기준이 다자녀 가구(2자녀 이상)가 신혼부부보다 낮다는 사실을 알고 좌절했다.
같은 직장에 다니는 동료 신혼부부는 연 소득이 8000만원인데도 디딤돌 대출을 받았는데,
아이를 둘이나 키우고 있는 김씨는 소득 제한에 걸려 디딤돌 대출을 받지 못했다.
정부 재원으로 저리에 주택 구입 자금을 빌려주는 디딤돌 대출과 버팀목 대출 소득 기준이 신혼부부보다 다자녀 가구가 낮아 논란이다.
이미 아이를 낳고 키우는 다자녀 가정들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디딤돌 대출은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무주택 서민에게 낮은 금리에 주택 구입 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버팀목 대출도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낮은 금리로 전세 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최저 1%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서민 수요가 높다.
금리가 낮아 아무나 대출해주지 않는다. 소득 제한이 있어 생애최초 가구와 2자녀 이상 가구는 부부 합산 연 소득이 7000만원,
신혼부부는 85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원래 신혼부부도 연 소득 7000만원 이하였지만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 10월 정부가 신혼부부만 소득 요건을 완화해 줬다.
버팀목 대출도 신혼부부가 유리하다. 다자녀 가구와 2자녀 가구는 연 소득 6000만원 이하여야 가능하지만, 신혼부부는 7500만원 이하면 된다.
아이를 둘이나 키우고 있는 김씨는 소득 제한에 걸려 디딤돌 대출을 받지 못했다.
디딤돌·버팀목 대출 금리가 시중은행(연 3~4%대)보다 1%포인트 이상 저렴하니 실수요자들은 정부 대출 상품을 선호한다.
자녀 육아와 교육 등으로 생활비 부담이 큰 다자녀 가구는 ‘역차별’이라고 반발한다.
서울에 사는 박 모씨는 “두 아이를 키우려면 맞벌이를 할 수밖에 없는데, 정부는 소득 기준이 초과된다고 대출 혜택을 안 준다”고 꼬집었다.
최근 정부가 신생아 가구에 청약 기회를 늘리는 정책을 발표한 점도 다자녀 가구 불만을 키우고 있다.
신생아 가구 대상 특별공급이나 우선공급을 늘리는 방침을 두고 이미 2~3자녀를 키우고 있는 가구들 사이에서는 “애를 일찍 낳은 죄”라는 푸념이 나온다.
서울에서 3자녀를 키우는 양 모씨는 “요즘 저출산 정책은 아이 낳을 사람에게만 집중돼 있어 혜택을 못 받는 가구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