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부담 ; 요즘 부동산 시장에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 조짐에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않았던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이 주목받는 이유다.
민간 건설사가 짓기 때문에 임대주택이면서도 품질이 높고, 무주택자 신분을 계속 유지할 수 있어 당첨 후에도 청약 가점을 쌓는 것이 가능하다.
[ 건설사들 조기분양 , 하락장에 부담 커지는 민간임대 아파트… 앞다퉈 시행 ]
당첨돼도 ‘무주택자’ 유지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은 만 19세 이상 무주택 가구 구성원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임대주택은 크게 공공임대와 민간임대로 나뉜다.
공공임대는 사회적 취약계층이나 저소득자에게 기회가 돌아가기 때문에 청약 자격을 맞추기가 까다롭다.
반면 민간임대는 무주택자라면 청약통장, 소득수준, 당첨이력을 따지지 않아 더 폭넓다.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은 임대료를 시세 대비 95% 수준으로 맞춰주고 계약 갱신 시 인상률은 최대 5%로 제한된다.
청년(19~39세), 신혼부부(혼인신고 후 7년 이내), 고령자(65세 이상)는 특별공급 대상이다. 특별공급으로 당첨되면 월세는 시세의 85% 수준으로 더 내려간다.
주거 안정성도 높다. 원하면 최대 10년까지 머물 수도 있다.
내 집 마련 부담
시행사가 ‘집주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퇴거 시 안정적으로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는 데다 집주인 사정에 따라 계약 갱신이 안 되는 돌발변수도 없다.
또 대부분이 선시공 후 임차인 모집 방식이어서 당첨되면 2~3개월 안에 바로 입주까지 가능한 경우가 많다.
최근엔 일반 분양 민간아파트 못지않은 상품성도 갖춰가고 있다.
통풍이 잘되는 4베이(방 3칸과 거실 전면향 배치), 발코니 확장, 실외기실 등 신축 아파트의 기본 옵션을 거의 다 제공받을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무주택 자격 유지’다. 무주택자들의 가장 큰 무기인 청약 우선 기회를 그대로 누릴 수 있다.
일단 민간임대 아파트에 살면서 청약에 계속 도전할 수 있어 내집 마련 전 단계의 디딤돌로 삼을 만하다.
이런 장점에 힘입어 청약 성적표도 양호한 편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10.4 대 1로 전년 동기(19.8 대 1)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전국에서 공급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총 15개 단지 중 12개가 미달 없이 청약을 마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올해 분양단지 중 가장 성적이 좋았던 곳은 서울 신림동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관악뉴포레’다.
전용면적 59㎡ 경쟁률이 86.1 대 1에 달했다. 서울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초역세권 입지에 있는 1군 브랜드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높은 집값, 경기 침체 우려감으로 주택 소유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어
세부담 없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민간임대아파트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철저하게 실수요자 대상이다 보니 낮은 입지에 비해 임대료 수준이 높다면 얼마든지 청약 미달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