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우려 현실로 ;서울 지역 전셋값과 매매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서울 지역에서
경매신청 된 빌라 중 세입자 보증금이 감정가를 웃도는 경매건수가 1년 전보다 40% 증가했다.
이는 경매 진행을 통해 빌라를 처분해도 세입자의 보증금을 보전해주지 못한다는 의미로
주택 경기 침체로 인한 역전세·깡통주택 확산세가 경매시장에서도 확인된 셈이다.
[ 깡통 전세 비상 …아파트 경매땐 ‘전세권’ 꼭 확인 ]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강제경매를 신청하는 세입자가 늘며 앞으로 이러한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8일 아시아경제가 지지옥션에 요청해 받은 ‘경매신청 된 서울 빌라 중 세입자의 임차보증금이
감정가보다 더 높은 경매건수는 2020년 58건에서 2021년 94건으로 증가한 뒤 올 11월까지 132건으로 지난해보다 40% 증가했다.
2년전보다는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최근 3년 동안 월별 건수로만 보년 올 11월 39건으로 최대치를 보였다.
임차보증금이 감정가보다 높다는 것은 경매에서 매긴 감정가보다 보증금이 비싸다는
이야기로 이를 처분해도 세입자의 보증금을 모두 돌려줄 수 없다는 얘기다.
보증금이 감정가를 추월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이유는 전세보증금이 매매가보다
더 비싸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경매로 넘어오고 있는 ‘깡통전세’ 물건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집값 하락도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넘는 빌라를 샀다가
세입자를 들였는데 주택 가격이 하락 추세를 지속하면 이 빌라는 바로 깡통전세로 전락하게 된다.
전세를 끼고 산 투자자들은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 보증금을 내줘야 하는데 전셋값이
하락하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맞물려 경매시장에 풀린 깡통 빌라 수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깡통전세 우려 현실로
실제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로 강제경매를 신청하는 임차인이 늘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7~10월 전국에서 임차인·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신청한 강제경매 건수는 총 598건이다.
또 집값이 떨어지면서 빌라 감정가도 낮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감정평가는 시세를 반영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작년 빌라 전세가격이 높았고, 올 들어 주택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지면서 빌라 경매 감정가도 낮아지고 있다”며 “통상 한두번 유찰횟수가 많아지면서
전세가격 아래로 떨어지는 깡통전세가 있다면 지금은 오히려 1회차 가격보다 높은 수준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빌라 낙찰률도 하락하고 있다. 빌라의 경우 집값 하락기에는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경매시장에서 더 외면받는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서울에서 진행된 591건의 빌라 경매 물건 가운데 낙찰된 물건은 71건에
그쳐 낙찰률 12.0%를 기록했다. 이는 지지옥션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1년 1월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통상 유찰될때마다 최저 입찰가가 20%씩 낮아지기 때문에 세입자가 돌려받을 수 있는 보증금은 유찰이 거듭될수록 줄어들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