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주도 장기임대 非아파트부터 도입
기업 주도 장기임대 非아파트부터 도입
국토교통부가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과 같은 비(非)아파트에 ‘기업형 장기임대주택’을 우선 도입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아파트는 전세가율이 아파트보다 높고 월세로 현금 흐름을 창출하기 유리해 기업 참여를 늘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비아파트에서 전세사기가 다수 발생하고 있어 전문 임대기업을 통해 주택을 공급하면 임차 수요도 뒷받침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국토부는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해 기획재정부와 월세 세액공제 확대도 논의 중이다.
23일 국토부에 따르면 정부는 비아파트 주택에 기업형 장기임대주택을 우선 도입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같은 비아파트 주택에 우선 기업형 장기임대주택을 도입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형 장기임대는 박상우 국토부 장관이 전세의 대안으로 내세운 장기 민간임대주택이다.
박 장관은 정부의 임대료 규제를 완화 적용해 중산층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기업형 장기임대주택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가 비아파트부터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아파트가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가 낮아 기업의 임대주택 참여를 유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는 54.4%다.
즉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0억원이라면 전세가는 5억4000만원 선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율 4.6%를 적용하면 가구당 연간 2500만원 남짓을 월세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다.
반면 서울 오피스텔은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이 84.47%다. 서울 오피스텔 전월세전환율이 5.6%이니
매매가격이 10억원이라면 연간 4700만원의 월세 수익을 가져가게 된다.
물론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아파트보다 낮아 실제 월세 수입은 줄어들지만 비아파트가 아파트에 비해 임대 수익을 내기가 용이한 셈이다.
현재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
참여를 유도하려면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 국토부 판단이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기업형 장기임대와 관련한 임차 수요를 확대할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월세에 대한 세액 공제 확대를 기재부에 요청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가 대세로 자리 잡은 가운데 월세 인센티브를 높여야 기업형 장기임대 수요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지난해 이미 월세 세액공제를 한 차례 확대해 이를 추가로 얼마나 더 늘릴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국회에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월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소득 기준이 기존 7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늘어나고
세액공제 한도액도 연 월세액 75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확대됐다.
다만 이처럼 수요와 공급 측면 인센티브 확대에도 정부가 발표할 ‘장기 민간임대주택 도입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국토부는 현재 운영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제도에서 주택도시기금의 융자 등을 지원하는 대신 민간임대의 초기 임대료와 임대료 상한 등을 두고 있다.
국토부는 이런 임대료 규제를 완화해 전문 임대기업이 장기간 주택을 관리하는 민간임대주택을 도입하기 위해 민간임대주택법을 개정한다는 방침인데, 야당이 협조할지는 미지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사기 상당수가 개개인이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매한 갭투자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문화된 임대기업이 선호도 높은 지역에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장기 민간임대주택 도입을 유도하는 방향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