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 미룰 필요 없겠네 신혼부부 새 청약제도에 환호한 까닭은
혼인신고 미룰 필요 없겠네 신혼부부 새 청약제도에 환호한 까닭은
최악의 지방 분양시장 그래도 이곳 새 아파트는 청약통장 싹쓸이
앞으로 배우자가 주택을 소유했었더라도 본인이 소유 이력이 없다면 생애최초 특별공급 전형을 통해 청약 당첨이 가능해진다.
또 부부 중복 청약도 가능해져 당첨 가능성도 높아진다.
혼인신고를 하게 되면 청약에서 오히려 불이익을 겪는 결혼 페널티를 없애기 위한 조치다.
24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과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25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신혼부부 특공에서 배우자가 당첨 이력이 있거나, 생애최초 특공에서 배우자의 당첨 이력 또는 주택소유 이력이 있는 경우 본인은 소유 이력이 없어도 청약을 신청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배우자가 혼인신고 전에 청약이 당첨되거나 주택 소유 이력이 있더라도 본인은 신혼부부 특공과 생애최초 특공에 청약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부부가 중복 당첨되면 먼저 신청한 청약은 유효한 것으로 처리된다. 기존에는 부부 중복 청약이 불가해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혼인신고를 미루는 경우까지 있었다.
정부는 청약 신청이 가능한 소득 기준도 부부합산 연 1억2000만원에서 1억6000만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가점제 전형(민영주택)에서는 앞으로 배우자의 통장가입기간도 최대 50%(최대 3점) 합산이 가능해진다.
다자녀 특별공급은 기존 3자녀 이상 가구만 신청 가능하던 것이 2가구도 신청 가능하도록 제도가 바뀐다.
출산 가구에 대해서는 특별공급 기회가 제공되고 소득과 자산기준 요건이 완화된다.
입주자모집공고일 2년 이내 출생 자녀가 있는 가구는 신생아 특별공급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다.
신생아 특별공급으로 청약이 당첨될 경우 입주 시점에 신생아 특례 디딤돌 대출도 지원한다.
아울러 공공주택 청약 시 자녀가 있는 경우엔 최대 20%포인트 가산돼 소득과 자산요건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신혼 특공이 많으면 뭐하나요. 분양가 자체가 ‘넘사벽’인데. 집만 생각하면 결혼 생각이 싹 달아나요.”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 김모 씨는 올해 관심 지역 청약을 모두 포기했다.
직장에 있는 수원지역 신혼특공을 기다렸는데 문제는 분양가였다.
최근 4개월간 공급된 수원아파트 3곳의 분양가는 8억6000만원~10억원(전용84㎡)에 달했기 때문이다.
옵션 품목 등을 포함하면 신생아 특례대출 등 신혼부부에 대한 정부 정책지원 기준 9억원을 훌쩍 넘긴다.
김 씨는 “분양가가 너무 빨리 올라 이번 생애 내 집 마련은 못할 것 같다”고 낙담했다.
분양가가 뛰면서 신혼부부가 청약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지난해 서울 평균 분양가는 11억2000만원, 지방도 5억400만원에 달한다.
5년 전보다 30% 이상 뛰었다. 2019년만 해도 지방에서는 3억원대로 국민평수(전용84㎡) 신축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제는 ‘인구소멸 지역’에서도 5억원 이하 분양가는 없다. 가뜩이나 저출생 위기가 커져가지만 ‘넘사벽’ 집값에 결혼도, 출산도 포기하는 MZ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년간 집값은 내리막이었지만 분양가는 급등했다. 건설비 때문이다. 자재비, 인건비 등 공사비가 급격히 뛰며 분양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대표적 건설자재인 시멘트는 최근 3년새 40% 넘게 올랐다. 층간 소음 기준 강화, 제로에너지 대상 확대 등 건설 기준이 강화되며 건축비는 더 늘었다.
분양가가 급등하자 신혼 특공 미달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분양한 영통자이센트럴파크는 일반공급은 경쟁률 최고 10대1에 달할 정도로
인기였지만 신혼부부 특공은 121가구 모집에 대거 미달이었다. 신혼부부에게 우선 공급해도 분양가가 높으니 보통 신혼부부에겐 ‘그림의 떡’이다.
경기 수원 영통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무리 삼성 직원이 많아도 10억 분양가를 감당할 신혼부부가 얼마나 많겠냐”며 “집도 돈도 없는 신혼부부한테 요즘 분양가는 ‘영끌’해도 방법이 없다”고 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혼부부 주거 정책을 큰 틀에서 새롭게 짜야한다”며
“자산형성이 안된 신혼부부가 낮은 주거비로 쾌적하게 살면서 부담없이 출산과 육아를 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