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가닥 이르면 이번주 신청할듯
태영건설 워크아웃 가닥 이르면 이번주 신청할듯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에 처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번주 신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6일 금융·건설 업계에 따르면 이날 저녁 회의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이른바 ‘F(Finance)4’ 멤버가 부동산 PF 현안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가능성을 논의했다.
워크아웃을 신청할 수 있는 근거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은 지난 10월 일몰됐다가 국회와
국무회의 통과를 거쳐 이날 시행됐다. 시행령을 정비하는 데는 시간이 다소 걸리지만 워크아웃 자체를 신청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는 게 금융당국의 해석이다.
시공능력평가 16위인 태영건설은 28일을 시작으로 29일과 다음달인 1월 초에 부동산 PF 대출 만기를 줄줄이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초 태영건설은 만기를 연장하거나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었다.
자율협약은 기업이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처했을 때 채권단이 이를 구제하기 위해 지원하는 정책을 뜻한다.
하지만 채권단이 다수여서 자율협약이 여의치 않다보니 워크아웃 절차를 밟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워크아웃은 기촉법을 근거로 채권단 75% 이상이 동의하면 채무 조정과 신규 자금 지원 등을 통해 부실기업의 경영 정상화를 이끄는 제도다.
금융권도 차입금 만기가 대거 돌아오는 28일을 태영건설의 운명을 가를 첫 번째 고비로 보고 있다.
주 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1차 만기가 도래하는 28일이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 채권은행으로서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협력사 등 연쇄효과를 고려할 때 부도(법정관리)는 막아야 한다”며 “채권단과 협력해서
워크아웃을 가는 게 최선이라는 판단 아래 채권단과 계속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공능력 16위 태영건설마저 흔들 … 건설업계 파장 촉각
태영건설은 당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2 개발사업과 관련한 약 480억원 규모 PF 대출 만기를 해결해야 한다.
대주단이 만기를 연장해 줄지가 관건이다. 대주단 관계자는 “채권단이 대출 만기 연장을 위한 조건을 내걸었다.
그 조건을 태영건설이 수용하느냐에 달렸다”며 “구체적인 조건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태영도 숙고하고 있겠지만, 태영이 아무 노력도 안 하면 그냥 연장할 수 있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고 지적했다.
태영건설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관계기업인 포천파워 지분을 전량 매도하기로 결의했다.
태영건설은 이 업체의 보통주 840만주를 전량 매각해 처분금액 264억6000만원가량을 확보했다.
나아가 태영건설은 수도권 사업 용지인 경기 부천 군부대 현대화 및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지분 매각도 추진 중이다.
신용평가사들은 태영건설의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하고 나섰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1일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하향 검토로 낮췄다.
태영건설이 실제 워크아웃 절차를 밟게 되면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PF 부실 우려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