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수혜 강원 충청 학군지 관심

“서울 사람들이 자녀를 의대에 보내려고 강원으로 오지 않을까요.”

정부가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를 발표한 뒤 ‘수혜 지역’이 어디일지에 관심이 쏠린다.

교육이 부동산 수요를 결정하는 주요인인 만큼 거래절벽과 집값 침체 등 이중고를 겪는 지방 부동산이 살아날지 주목된다.

14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이번 의대 정원 확대는 수도권 학생보다 지방 학생에게 훨씬 유리하다.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는 정부가 지방 의대를 중심으로 인원을 배분하고 지역인재전형 비율도 60%로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대학 소재지 학생을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하는 전형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아직 대학별로 정확한 인원이 나오지 않았다”며 “2000명 중 70%가 지방 대학에 할당된다고 해도 1400명이라는 숫자는 엄청나다.

비수도권 학생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입시학원 관계자는 “정부 발표 이후 지역인재전형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 지방으로 전학을 물어보는 초등학교, 중학교 학부모가 늘었다”고 말했다.

지방 의대 정원 확대가 지방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까.

아직 대학별 의대 정원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어서 시장 반응은 없다.

전남의 한 현직 교사는 “지역인재전형은 내신이 거의 만점 수준이어야 한다”며 “부모 일자리가

서울에 있는데 의대 하나만 바라보고 지방으로 내려가겠다는 수요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반론도 강하다. 지방 의대 중 정원이 급증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교육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수능 상위권 대학을 많이 보내는 지역 명문 고등학교나 학원가가 밀집한 학군지로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석환 다윈중개 대표는 “의대 입시 경쟁률이 높은데, 지역인재전형은 합격선이 낮아 자녀를 의대에 보내고 싶어

하는 학부모에게는 굉장히 큰 기회”라며 “의대 입시를 위해 지방으로 내려가는 수요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 천안, 아산 등 충청권은 부모가 수도권으로 출퇴근할 수 있으면서 명문 학원가도 잘 구축돼 있다.

의대 정원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강원권도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정부가 의대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60%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는데 강원권은 지역인재전형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강원권은 정원 증원과 지역인재전형 확대가 모두 반영되면 의대 정원이 크게 늘어나 합격선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강원 원주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지금도 서울 학생들이 의대에 지원하려고 원주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는데

이번에 의대 정원이 더 확대되면 고등학교와 인접한 동네, 생활권이 좋은 도심지나 신도시에는 ‘지방에서 6년 살기’를 하려는 학부모가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인재전형은 대학별로 선발 방식이 다르지만, 수능 최저 등급을 요구하는 학교가 많다.

이에 지방에서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원가가 밀집한 ‘학군지’ 수요가 늘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부동산 정보업체 호갱노노에 따르면 대전 서구 둔산동, 광주 남구 봉선동, 대구 수성구 범어동

부산 동래구 사직동 등이 학원 밀집 지역으로 꼽힌다. 봉선동의 한 입시 강사는 “지역인재전형이 확대되면 서울 학생들이

광주 학교로 올 수도 있다”며 “의대 정원 확대 규모가 무시할 수준이 아니어서 학군지 부동산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