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강남 용산 이상징후 아파트 매매거래 절반이 갭투자
서초 강남 용산 이상징후 아파트 매매거래 절반이 갭투자
영구임대 재건축 이주 단지로 노후계획도시 정비기본방침 공개
최근 과열된 부동산시장에 전세를 끼고 집을 매입하는 이른 바 ‘갭투자’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국토교통부 발표와 달리 서울 ‘서·강·용(서초·강남·용산)’ 지역의 아파트 매매 두 건 중 한 건 이상이 ‘갭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며 전국적인 갭투자 비율이 줄어들고 있지만
최근 투자 수요가 가장 몰리는 서울 서초·강남·용산은 되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갭투자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공식 통계는 없는 만큼, 주택 매수자가 집을 살 때 제출하는 자금조달계획서 중 임대보증금 승계를 보고 대략적인 갭투자 규모를 추산한다.
기존 세입자 보증금을 승계한 거래를 갭투자로 추정하는 셈이다.
자금 출처가 자기자금 중 ‘부동산 처분대금’인 경우는 기존 집을 팔고 새집으로 옮기는 ‘갈아타기’ 수요로 간주한다.
16일 문진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주택 매수자의 자금조달계획서를
입수·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갭투자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 용산구로 나타났다.
대통령실 이전, 용산국제업무지구, 용산전자상가 개발 등 굵직한 개발 호재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10건 중 6건 넘게 갭투자(66.5%)로 이뤄졌다.
이는 갭투자가 가장 활발했던 2018년(68.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최근 부동산시장 반등세를 이끄는 수요층은 갭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2018년 시장이나 20·30대 매수자 중심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주택매수) 매입이 주를 이뤘던 2021년 시장과는 다른 모습이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강·용’은 갭투자가, 송파·마포·성동 등 다른 지역은 갈아타기가 늘어나는 등 지역별로 다른 수요가 몰린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다만, 올해 전국적으로 임대보증금을 승계해 매매거래를 체결한 갭투자 비율은 22.9%로 2021년(33.6%)보다 10%포인트 넘게 줄었다.
고금리 영향으로 시장이 위축됐던 2023년(22.5%)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같은 양상은 서울의 갭투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같은 기간 서울의 갭투자 비율은 39.43%로 2021년(50.1%)보다 줄었다. 갭투자보다는 기존 주택을 팔아서 옮겨가는 갈아타기 실수요로 파악된다.
최근 집값 상승세를 견인한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서도 일부는 갭투자가 줄었지만, 다른 지역은 오히려 갭투자가 늘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 반포동 등 초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초구는 갭투자 비율이 2021년(50.8%)을 넘는 51.6%를 기록했다.
강남구(50.5%)는 2021년(58.1%)에는 못 미쳤지만, 지난해(39.5%)보다는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갭투자 비율 증가가 두드러졌던 자치구는 용산구(66.5%)로, 2021년(62.8%)을 앞질렀다.
같은 기간 송파구의 갭투자 비율은 39.4%를 보였다. 마포구(41.2%)와 성동구(43.5%)도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갭투자 비율은 서울 평균치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는데, 갭투자보다는 실수요 중심의 갈아타기 매매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상황이 이렇자 서울시는 연일 신고가가 이어지는 강남 3구와 용산구 전체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9일 중구 서울시청에서 진행된 주택 공급 확대 브리핑에서
“정부의 이번 주택 공급 확대 종합대책이 집값을 안정화하는 데 효과를 거두기를 바란다”면서도
“계속해서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관찰돼 추가 조치가 필요할 때가 되면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을 포함해 ‘플랜 B’들이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