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서울 전셋값 질렸다 몰려간 이곳 신고가 행진
미친 서울 전셋값 질렸다 몰려간 이곳 신고가 행진
공항철도와 인천 지하철 1호선이 만나는 계양역에서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가니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상가 건물이 나타났다.
지난 23일 가본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는 이미 입주를 마치고 자리를 잡은 단지들이 한 켠에 자리잡은 가운데, 건설용 차랑이 줄지어 다니는 공사 현장도 수두룩했다.
2022년 1월 입주한 우미린 더시그니처 아파트 앞 도로에는 회색 철판을 덮고 인천 지하철 1호선 공사가 한창이었다.
근처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전셋값이 계속 오르자 최근 젊은 부부들을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많이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공급 폭탄 우려가 컸던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최근 신고가 계약이 나오는 등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교통 호재가 풍부한데다 서울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상승하자, 서울과 가깝고 가격 경쟁력 있는 검단신도시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요즘 검단신도시에서 신고가가 쏟아지는 지역은 원당동, 당하동 일대다. 검단신도시 중심 입지에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선이 들어서는 곳이다.
특히 ‘호우금푸’로 불리는 호반써밋 1차, 우미린 더시그니처, 금호어울림센트럴, 푸르지오더베뉴가 인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우미린 더시그니처 전용면적 84㎡는 지난 10일 7억55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금호어울림센트럴 전용 84㎡와 푸르지오 더베뉴 전용84㎡도 최근 7억4000만원에 기존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인천 서구 집값도 검단신도시 훈풍을 타고 오름세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 서구 주택 매매가격은 0.06% 올랐다.
지난해 말 이후 4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같은 기간 인천 지역 8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한 상승이다.
검단신도시는 한 때 ‘공급 폭탄 지역’으로 통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집계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검단신도시 입주 물량은 2만4993가구다.
인천 서구 전체 물량(4만2769가구)의 절반을 넘는다. 특히 신도시 1단계 공사를 마친 2022년 이후부터 지난해 상반기 전셋값과 매매값이 동반 약세였다.
분위기가 바뀐 이유는 무엇보다 계속 발표된 교통 호재 덕이 크다.
인천 지하철 1호선 연장선 개통이 내년 상반기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 초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노선 중재안을 내놓으면서 검단신도시 연장을 공식화했다.
여기에 서울 전셋값이 급등하며 실수요 매수세의 대안으로 검단신도시가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지역은 전용84㎡ 기준 매매 시세는 5억원 중반에서 7억원 중반으로, 서울의 웬만한 지역 전셋값을 맞먹는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서울 전셋값이 올라가며 수요자가 교통 좋은 인접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강해 검단도 주목받고 있다”며 “그동안 문제로 꼽혀온 교통 인프라가 개선되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물론 검단신도시의 장기 전망이 긍정적이긴 하지만 공급 과잉 문제는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하락기에 시장이 출렁일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검단신도시 자체 입주물량도 문제지만 3기 신도시인 인천계양 신도시와 부천대장 신도시도 인근이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검단신도시는 새 아파트와 기반시설을 서울보다 싼 가격에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주변에 더 뛰어난 입지에 대량 공급이 쏟아지면 일시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