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늦어 내수부양 미흡 재정은 소상공인에 집중 지원
금리인하 늦어 내수부양 미흡 재정은 소상공인에 집중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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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미국이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피벗)한 데 이어 최근 한국은행도 38개월 만에 긴축 종료를 선언하면서 한국 경제가 변곡점에 놓였다.
국내 민·관 싱크탱크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시기적으로 늦었고 한 차례 0.25%포인트 인하한 것만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추가 금리 인하를 통해 내수 부진을 타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를 가장 어렵게 만든 요인은 고금리로 인한 내수 부진”이라며
“고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민간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됐고 소비와 투자가 제약을 받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도 “내수 부진의 근원이 고금리이기 때문에 금리를 낮춰 내수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KDI는 작년 12월부터 이달까지 11개월째 내수가 부진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더 과감한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만 가계부채와 부동산 과열 우려로 연내 추가로 낮추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LG경영연구원은 “소비 부진이나 투자 위축 움직임 등을 감안하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해야 하지만 한은은
추가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문제는 내수를 살리기 위해 재정을 쏟아붓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올해도 세금이 덜 걷혀서 약 30조원에 이르는 세수 펑크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8월까지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84조2000억원에 달한다.
중앙정부 부채는 올 연말 목표치인 1163조원을 이미 초과해 1167조3000억원까지 늘었다.
3분기 0%대 성장이 유력한 가운데 4분기 성장도 장담할 수 없다.
정 원장은 “공공요금 인상과 중동발 국제유가 불안 등 아직 물가 불확실성이 높다.
통화정책 방향이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된 상황에서 확장재정은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시킬 가능성도 있다”며
“전 국민 대상 현금 살포식 지원은 지양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와 한계기업 등 취약층에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도 “국가부채 증가, 세수 부족 등을 고려할 때 재정 투입은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재정이 투입된다고 해도 구조개혁 등에 수반되는 형태로 필수불가결한 수준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현재 통화정책은 긴축적이고 재정정책은 확장적인데 재정 확대는 이러한 불균형을 더 키울 수 있다”면서도
“취약계층을 위한 제한적인 규모의 재정지출은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반도체·로봇 등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 전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고려해 한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 또한 많았다.
정 원장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 보조금 지원은 소비지출에 따른 부채 증가와 달리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국가 간 무역에서 특정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한 보조금 지급은 자국 경제에 이익이라는 학계 이론과 실제 사례를 참고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