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덕봤네 신축 옆 구축 귀하신 몸
고분양가 덕봤네 신축 옆 구축 귀하신 몸
5호선 끝 변두리 아니었어? 강남권 미니신도시로 뜨는 이 동네
최근 분양가가 고공 행진하며 서울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분양 단지 인근에 위치한 구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축 아파트 대비 가격은 저렴하지만, 향후 신축 단지가 들어서면 주변 환경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월계동 ‘미성·미륭·삼호(미미삼)’ 아파트는 지난해 4분기 아파트 거래량이 3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부터 대출 거래가 강화되며 부동산 거래가 침체기에 들어섰지만, 이 단지는 4분기에도 직전 분기와 동일한 거래량(32건)을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1986년 준공된 3930가구 규모의 이 단지는 강북의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로 꼽힌다.
침체기에도 거래가 활발히 진행된 건 이 단지와 맞붙은 ‘서울원 아이파크’ 청약이 지난해 11월 실시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광운대 물류용지 개발의 일환으로 분양에 나선 서울원 아이파크는 전용면적 84㎡의 최고 분양가가 14억원에 달해 고분양가 논란이 제기됐다.
어수선한 정국에서 청약이 이뤄졌지만 무순위 일정을 진행한 끝에 전용 105㎡ 이하까지 완판됐다.
이에 미미삼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기존에는 낮은 용적률에도 불구하고 높은 공사비와 낮은 일반 분양가 등으로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서울원 아이파크의 분양가가 다소 비싸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중형 평형 이하가 완판되며 미미삼 재건축도 탄력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노원구 월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원 아이파크 분양이 시작되며 투자자들이 대거 매수에 나서 한때는 매물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정책적 지원도 뒷받침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미미삼 단지에 대한 재건축 가이드라인이 되는 ‘월계2 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 결정 및 지형도면을 고시했다.
고시에 따르면 미미삼 아파트는 현재 3종 일반주거지역인 용도를 일부 용지에 대해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할 수 있게 된다.
또 서울시가 땅값이 낮은 지역에 대해 정비 사업의 사업성을 높여주는 지원책의 수혜도 받을 수 있다.
미미삼 아파트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광운대 물류용지 개발이다.
이 사업은 면적이 약 15만㎡인 광운대 역세권 물류용지에 주거·업무·판매·문화 등 복합 기능을 확충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자족성을 강화하는 개발이다.
용지는 상업·복합·공공 등 3개 용도로 나뉘고 이곳에 호텔, 업무시설, 아파트 단지 등이 들어서게 된다.
개발이 완성되면 미미삼 단지에서도 기반시설을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노원구는 서울 전체 자치구 중에서도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미삼 아파트는 이 같은 호재를 반영한 덕분에 오히려 가격이 상승세다.
전용 59㎡가 올 1월 들어 8억500만원에 거래되며 1년 전 대비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서울원 아이파크와 비슷한 시기에 분양에 나선 뒤 미분양이 발생한 서울 강서구 ‘힐스테이트 등촌역’ 인근에 있는 ‘등촌 아이파크’도 가격적 이점을 갖춰 주목받는다.
2003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1653가구의 대단지로 양호한 주거 환경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최근 분양한 힐스테이트 등촌에 비해 전용 84㎡ 가격이 4억원 가까이 낮다. 이 단지도 전용 84㎡가 10억원에 손바뀜되며 가격이 연초 대비 5000만원 이상 올랐다.
서울 성북구에서는 미분양이 발생한 ‘창경궁 롯데캐슬’ 인근에 위치한 ‘삼선 SK뷰’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창경궁 롯데캐슬과 비교해 지하철역에 더 가까우면서도 분양가 대비 매물 호가가 낮기 때문이다.
이 단지의 전용 116㎡는 지난해 10월 15억300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가 체결되기도 했다.